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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의 분기 영업이익 1조원 달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높은 수준의 원료가격과 빡빡한 수급상황을 감안해 적극적인 가격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그간 원가부담에도 불구하고 가격인상을 자제해 왔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3월 실수요향 열연강판 가격을 톤당 5만원 인상한다.
앞서 지난달과 이달에도 해당 제품에 대해 각각 톤당 5만원과 10만원을 올린 바 있다. 3차례 인상으로 전체 인상폭은 올들어서만 톤당 20만원에 달한다.
포스코는 내달 출하되는 유통향 냉연강판 가격도 톤당 7만~9만원 올린다.
제품별 인상폭은 용융아연도금강판(GI)과 전기아연도금강판(EGI)이 톤당 7만원, 냉연강판(CR), 산세강판(PO), 열연도금강판(HGI)이 톤당 9만원이다.
가격 인상의 주 배경에는 급등하는 원료가격이 자리하고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중국 수입 철광석(CFR, 운임포함인도) 가격은 이달 5일 기준 톤당 154.9달러를 기록했다. 1월 15일 톤당 172달러까지 오른 이후 3주 연속 하락했지만, 여전히 톤당 150달러의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이와 함께 빡빡한 수급상황도 포스코의 가격 인상 정책에 힘을 실어준다.
현재 글로벌 시장은 중국을 중심으로 철강재 소비가 늘면서 공급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건설, 자동차 등 전방산업 수요 증가로 수출마저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국내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했던 중국산이 줄고 있는 가운데, 내달 진행되는 포스코의 설비 보수는 철강재 가격 상승의 도화선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오는 3월 2일부터 11일까지 열흘간 광양제철소 1열연공장 대수리를 진행할 계획이다.
가뜩이나 공급이 부족한 상황에서 설비 보수로 생산량까지 줄면서 가격을 올릴 수 밖에 없다는게 포스코 측의 입장이다.
포스코 가격 정책은 실적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벌써 증권가에선 포스코 1분기 영업이익이 1조를 돌파할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의 1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56% 증가한 1조1025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별도 기준으로도 7001억원을 기록하며 53%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전망치가 맞아떨어지면 포스코는 지난 2019년 3분기 이후 5분기 만에 1조클럽에 재가입하게 된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달 28일 열린 실적발표회를 올해 매출 59조4000억원, 조강생산 3780만톤, 제품판매 3530만톤을 달성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포스코 내부에서도 올해 전망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는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원료가격 강세에 공급부족 현상까지 겹치며 포스코가 적극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다. 내달 포스코의 설비보수 일정 등을 감안하면 당분간 국내 시장에서 철강재 가격 상승은 지속될 것"이라며 "여기에 발맞춰 포스코도 가격 정책을 단행하고 있어 수익성은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