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설 연휴·발렌타인데이 이어져'설렌타인' 신조어 등장… 특수는 '실종'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목 잃은 유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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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유통업계의 대목인 '설 연휴(11~13일)'에, 발렌타인데이(14일)가 겹쳤지만 코로나19 사태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로 두 성수기를 누리지 못하는 분위기다. 

    1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설 연휴 전통시장은 물론, 대형마트 등의 설 선물세트나 제수용품, 먹거리 판매율은 역대 최악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발렌타인데이 관련 매출 역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됐던 지난 추석에도 정부는 '귀성 자제' 조치를 내렸지만 이번 설날에는 가족 간에도 ‘5인 이상 집합금지’를 위반하면 과태료 10만원을 물리는 고강도 조치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실제 평소 설 연휴 직전이면 붐볐던 전통시장에 소비자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설 선물세트 등의 수요도 대폭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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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 관계자는 "사람이 모이질 않으니까 음식 장만도 없고, 그러다보니 매출이 평소 설 연휴 대비하면 제로에 가까운 상황"이라며 "선물세트도 예년에 비하면 거의 안 산다"고 전했다.

    설 연휴와 발렌타인데이는 식품·외식업계, 편의점·대형마트·백화점 등 유통 채널을 비롯해 호텔가도 최대 성수기로 꼽힌다.

    통상 설 연휴는 가족, 친지 간의 모임이 활발해 설 선물 등 관련 매출 상승은 물론이고 최근 명절 제사 간소화 등의 이유로 식품이나 외식시장에서도 높은 매출이 기대되는 시기다.

    호텔가 역시 제사 이후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호캉스 등이 인기를 얻었고 고향 방문 후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휴식을 즐기는 'D턴족',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떠나는 'J턴족'의 등장으로 연휴 기간 예약이 힘들었을 정도다.

    여기에 발렌타인데이는 연인들이 특별한 장소를 찾아 외식을 하거나 호텔을 예약하고, 지인들에게 마음이 담긴 물건을 선물하는 식품·외식업계의 최대 성수기 중 하나다.

    올해 이 설 연휴에 발렌타인데이가 겹치면서 업계 사이에서는 '설렌타인'데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설 명절과 발렌타인데이를 모두 즐길 수 있도록 기획 상품을 출시하고 프로모션을 진행하는 등 대목 잡기에 나선 곳들이 많지만, '설렌타인' 특수는 사실상 없을 것으로 보인다.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가 유지되기 때문이다. 

    친척 간 만남이나 이동을 자제하라는 권고가 내려진데다 가족 간이라도 주거지가 다를 경우 5인 이상 모임을 금지하는 조치가 설 연휴까지 이어진다.

    여기에 외식업계의 영업제한이 장기화되면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이 많고 한파로 인한 먹거리 물가는 높아지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힌 것도 한몫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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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실제 한국은행이 지난 1월 28일부터 2월 10일까지 10영업일 동안 금융기관에 공급한 화폐는 4조75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대비 9000억원(15.7%) 감소했다. 

    화폐 발행액은 지난해 6조1205억원에서 올해 5조183억원으로 1조1022억원이나 줄었다. 같은 기간 환수액도 4916억원에서 2708억원으로 2208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설 연휴 기간이 지난해와 같았으나 사회적 거리두기 차원의 고향 방문 자제,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 등으로 순발행액이 전년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올해 들어 처음 연달아 맞이한 대목을 잃은 업계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본격 시작되는 한편 여전한 불확실성 속에서 한 해를 맞이하게 됐다.

    관련업계 관계자는 "구정과 발렌타인데이는 유통업계가 한해를 시작하는 대목인데 올해는 상황이 좋지 않다"며 "어느 정도 예상됐던 만큼, 상황이 좋아져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