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제안 사외이사‧배당‧CEO 인사' 주총 주요이슈 관심국민연금, 최근 주요 안건 반대에 주주활동 움직임 촉각주인 없는 금융지주, 외풍에 흔들려 자율경영 험로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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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지주들의 정기 주주총회가 한달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이들의 최대주주인 국민연금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주주총회와 관련해 적극적인 주주활동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18년 스튜어드십코드(기관투자자의 투자책임 원칙)를 도입한 국민연금은 최근 4대(신한·KB·우리·하나) 금융에 사외이사를 추천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각종 문제가 있는 기업에 사외이사를 보내 감독하겠다는 의도로, 4대 금융은 대규모 사모펀드 사태를 초래했기 때문에 이사회에 국민연금이 추천한 사외이사를 집어넣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3월 주총에서는 반영이 어렵다. 국민연금 수탁자책임전문위원회와 기금운용위원회가 아직 사외이사 추천 안건을 결정하지 못해 시간상 금융지주 주총 전 주주제안이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향후 기금운용위에서 사외이사 추천 안건이 통과될 경우 국민연금이 금융지주사들에게 임시 주총 소집을 요구하거나 내년 3월 주총에서 사외이사 추천이 이뤄질 수 있다.

    국민연금은 4대 금융지주의 지분을 법정 한도선인 10% 이내까지 바짝 사들였다.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하나금융 지분율은 9.97%이며, KB금융(9.96%), 우리금융(9.88%), 신한금융(9.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금융지주들이 국민연금의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는 또 다른 이유는 이번 주총에서 배당과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연임·교체 여부 안건 등이 다뤄질 예정이기 때문이다. 국민연금이 적극적인 주주활동에 나설 경우 이러한 안건 처리에 진통이 생길 가능성이 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금융당국의 권고에 따라 올해 배당성향을 20%로 낮추기로 했고,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은 내달 배당성향을 결정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은 이번 주총에서 분기배당 도입을 위한 정관변경도 추진한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은 주총에서 주요 계열사 CEO 연임과 교체 여부도 다룬다.

    하나금융은 오는 3월 김정태 회장의 임기 만료에 따라 차기 회장 후보로 김 회장과 함영주 부회장, 박성호 하나은행 디지털리테일 그룹 부행장, 박진회 전 씨티은행장 등 4명을 확정한 상태다.

    업계 안팎에서는 함영주 부회장의 법률 리스크 노출과 조직 안정을 이유로 김 회장의 1년 연임을 예상하고 있다.

    이밖에도 지성규 하나은행장과 권광석 우리은행장도 내달 임기가 만료된다.

    국민연금이 지난해 3월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과 손태승 우리금융 회장의 연임에 반대의견을 내고, 하나금융 주총에서 사외이사 선임과 감사위원 선임에 반대표를 행사한 전례를 볼 때 이번 주총에서도 어떤 입장을 보일지 주목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연금이 투자목적이나 보유지분을 바탕으로 기업 주총에서 입김이 점점 더 세질 것”이라며 “금융지주는 외풍에 흔들려 자율경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