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리·티파니앤코 내달 가격 인상 예정가방도 오름세… 연초부터 루이비통·프라다도작년 명품 시장 규모 13조8000억원… 전년比 4%↑
  • ▲ 불가리 매장
    ▲ 불가리 매장
    명품 쥬얼리 브랜드들이 봄 혼수철을 겨냥한 듯 줄줄이 가격을 인상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경기 침체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불가리는 다음달부터 비제로원링(로즈골드 18k 기준 159만원) 등 반지, 목걸이 등 가격을 평균 2~3% 인상할 계획이다. 최근 본사에서 가격 인상 방침이 정해졌다며, 소비자에게 안내하고 있다.

    티파니앤코도 다음달 중 가격을 인상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해 6월과 7월 일부 주얼리 가격을 인상한 바 있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주요 백화점 매장에는 각격이 오르기 전 제품을 사기 위해 방문한 고객들로 북적이고 있다. 

    명품 가방 가격도 오름세다. 디올은 이달부터 가방, 신발, 액세서리 등 주요 상품 가격을 최대 16% 올렸다. 여성용 새들백은 415만원에서 470만원으로 13%, 레이디백도 미디움이 620만원에서 650만원으로 4.8% 올랐다.

    프라다도 지난달 주요 상품 가격을 평균 2~3% 올렸다. 프라다 듀엣 나일론 버킷백은 139만원에서 143만원으로 2.8% 올랐다. 루이뷔통도 지난달 많게는 10% 이상 인상했다. 포쉐트 악세수아 nm 핸드백은 78만원에서 98만원으로 25.6%, 토일레트리 파우치 15는 51만원에서 60만원으로 17.6% 인상됐다.

    명품업계는 결혼식이 몰린 봄과 가을에 매년 가격을 1~3회 인상한다. 원·부자재 가격 상승과 환율 변동 등 본사 방침이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매년 정해진 시기가 되면 어김없이 시행되는 가격 인상에 뚜렷한 명분이 없다는 지적이다. 

    한편 코로나19 여파로 패션업계가 고전하는 가운데 명품 시장은 나홀로 성장세다. 해외여행이 어려워지고 지인들을 만나는 기회가 줄면서 이른바 보복소비 성향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명품 시장 규모는 13조8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성장했다.

    유통 업계는 당분간 프리미엄과 희소가치 등을 추구하는 고객들로 인해 명품 시장이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을 가지 못한 아쉬움을 명품 등 평소 위시리스트에 두고 있던 물품을 구매하는 것으로 해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