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대금·예탁금 감소세…전달 대비 이달 개인 순매수액 급감코스피 횡보에 투자 대안처로 눈돌리는 모습…IPO 앞둔 장외주식·가상화폐로 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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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국내 증시가 횡보하는 가운데 그간 광풍에 가까운 매수세로 국내 증시를 견인했던 동학개미의 순매수 행진도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은 비트코인과 공모주 등으로 눈을 돌리며 대안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23일 한국거래소·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달 들어 거래대금과 투자자예탁금은 전월 대비 줄어들고 있다. 지난 19일 기준 코스피 시장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9조232억원으로, 전달(26조4778억원)보다 28.1%나 급감했다. 투자자 예탁금도 지난 18일 기준 66조915억원으로 전달보다 3% 가까이 줄었다. 

    같은 기간 동안 개인투자자는 국내 증시에서 5조8004억원가량 주식을 순매수했다. 역대 최대 기록을 달성한 지난 1월 개인 순매수 금액이 25조8549억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한 달 새 이들의 순매수 열기가 한풀 꺾인 모습이다. 

    지난해부터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약화된 이유는 최근 주가 상승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인플레이션 압력에 따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 급등 영향 등으로 외국인과 기관이 연일 매도세를 보이면서 이달 들어 코스피는 3100선 언저리에 머물며 횡보하고 있다. 

    코스피가 주춤하자 개인투자자들은 새로운 투자처 발굴에 분주한 모습이다. 

    두드러진 투자 대안처는 비트코인이다. 최근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최고경영자 일론머스크가 비트코인 결제를 선언하면서 비트코인 열풍에 기름을 부었다. 

    미국 뉴욕멜론은행이 비트코인을 사들이겠다고 발표했고, 카드결제 업체인 마스터 카드도 결제시스템에 암호화폐를 일부 포함할 계획이라고 밝히는 등 가상화폐의 수용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열풍은 더 거세지고 있다. 

    지난 22일(현지시각)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의 경고 발언 등 영향으로 가격이 한때 7%까지 급락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였지만 비트코인은 올해 들어서만 70% 넘는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이날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는 구글플레이와 애플 앱스토어에서 실시간 인기 앱 1위에 올랐다. 업비트에서 가상자산 거래를 위해 필수적으로 계좌를 만들어야 하는 케이뱅크(K-Bank)는 2위에 오르는 등 가상화폐 투자에 입문하려는 투자자들의 발걸음이 거센 모습이다.

    개인 투자자들은 연일 하락과 횡보세를 이어가고 있는 대형주 대신 공모주에도 눈길을 돌리고 있다. 

    지난 10일 기준 최근 한 달간 공모주 펀드 유형엔 8576억원이 유입됐다. 특히 이달 들어 일주일 동안에는 2000억원 가까운 자금이 유입되며 빠른 증가 속도를 보이고 있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선 대거 투자 자금이 유출되고 있는 것과 반대되는 현상이다.

    올해 대어급으로 평가받는 업체들의 잇단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해당 종목들의 장외주가도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 내달 기관 수요예측을 진행하는 SK바이오사이언스는 공모 희망가의 3배에 달하는 20만원 안팎에 거래되고 있다. 야놀자는 연말 대비 3배 넘게 급등해 90만원을 훌쩍 넘겼다.

    오광영 신영증권 연구원은 "SK바이오사이언스의 기관 수요예측이 다가오면서 다시 한 번 공모주와 공모주 펀드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라면서 "최근 공모주펀드 자금 유입 속도를 보면 공모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해볼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