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권 도시형생활주택, 평당 6000만~8000만 분양가 속출분양가 상한제 벗어나 고분양가 책정 가능 "규제 적용 검토해야" 지적도… 일각선 "시장 영향 미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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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남권을 중심으로 평당(3.3㎡) 분양가가 아파트보다 높은 도시형생활주택이 늘어나는 모습이다. 평당 분양가가 약 8000만원까지 치솟으면서 고분양가 논란이 일고 있지만, 청약 규제에서 자유로운 만큼 실수요자들의 관심이 이어지고 있다.일각에선 분양가 상한제 등 규제가 필요하다는 입장이지만, 아직까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아 규제 적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24일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 18일 진행된 도시형생활주택 '원에디션 강남(전용면적 26∼49㎡)' 청약에는 총 234가구 모집에 1540건이 접수된 것으로 확인됐다. 평당 분양가는 6877만원 가량으로 높지만 최고 경쟁률은 10.42대 1, 평균 경쟁률은 6.58대 1로 청약을 마쳤다.서초구 반포동 옛 반포KT 부지에 들어서는 '더샵 반포 리버파크(140가구)'는 평당 분양가가 7990만원이다. 49㎡ 단일면적으로 타입별 15억~18억원에 분양된다. 분양업계에 따르면 더샵 반포 리버파크는 지난 5일 분양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60% 가량 계약이 진행된 상태다.이 밖에도 강남구 도곡동 '오데뜨오드 도곡(31~49㎡·86가구)'은 평당 약 7300만원에, 강남구 논현동 '펜트힐 캐스케이드(43~47㎡·130가구)'는 평당 약 6700만원에 분양됐다.앞서 서초구 반포동 재건축 아파트 '래미안원베일리'의 경우 평당 분양가가 5668만원으로 역대 최고 분양가를 기록해 주목을 받았지만, 이들 도시형생활주택에 비해선 낮은 편이다.도시형생활주택은 늘어나는 1~2인가구의 주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2009년 도입됐으며 85㎡ 이하 300가구 미만인 주택으로 지어진다. 특히 분양가 상한제를 비롯 HUG(주택도시보증공사)의 고분양가 심사 대상에서 제외돼 건설사 입장에서는 높은 분양가 책정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다.여기에 수요자들은 청약통장 보유 여부와 무관하게 만 19세 이상이라면 누구나 청약접수가 가능하고, 재당첨 제한에 대한 규제도 없어 3040 실수요자들의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 및 서비스를 제공하는 고급화 전략을 앞세운 도시형생활주택이 늘면서 아파트 대체제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약 가점이 낮은 '청포자(청약포기자)'들을 중심으로 매수 문의도 늘고 있다는 게 시장의 관측이다.A공인중개사무소 대표는 "도시형생활주택은 아파트에 비해 규제가 적어 대체 주거수단으로 자리잡고 있다"며 "일부 강남권 도시형생활주택은 주변 아파트 시세와 비슷한 수준으로 분양가가 형성돼 있지만, 역세권 입지와 고급 커뮤니티 시설, 첨단시스템 적용 등 강점을 갖추고 있어 일정 수준의 현금을 보유한 수요자들이 눈을 돌리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이처럼 도시형생활주택의 가격이 상승 흐름을 이어가면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주거 취약계층의 수요에 대응한다는 도시형생활주택의 도입 취지와 달리, 일부 건설사들은 비규제 대상인 점을 이용해 분양가를 높이는데 집중하고 있다는 지적이다.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최근 강남권 도시형생활주택이 평당 6000만~7000만원을 훌쩍 넘는 것은 당초 도시형생활주택 도입 취지에 어긋나는 것으로, 일부 지역에서는 소형 아파트처럼 소개하는 허위·과장광고도 동반되고 있다"며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적극 검토해 특정 사업자들이 정부의 규제 밖에서 높은 수익을 도모하는 행위를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반면 고가의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수요가 분명한 만큼 당장 분양가 상한제 적용은 과도하다는 주장도 힘을 얻고 있다.분양업계 한 관계자는 "9억원 이상 도시형생활주택의 경우 중도금 대출이 제한돼 일반 3040 실수요자들이 실제로 매매에 나서기는 어려운 측면이 있다"며 "특정 수요층을 겨냥하고 있는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 개선방안을 모색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