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가맹점 모집·관리업무 및 대금결제 수행이 주요업무코로나 탓에 신용카드 결제 줄면서 작년 나홀로 순이익 감소케이뱅크와 중금리 대출 협업 및 마이데이터 등으로 반등 노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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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유일의 프로세싱 사업구조를 갖춘 비씨카드(BC카드)가 지난해 코로나19라는 특수상황에서 실적 부진을 면치 못했다. 한계를 드러낸 사업구조를 상쇄시킬 새로운 대안 찾기에 나설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8개 전업카드사 중에서 지난해 나홀로 역성장한 비씨카드가 올해 수장 교체 및 신사업 진출로 반등에 나선다.

    비씨카드는 신용카드 결제대행인 '프로세싱' 업무를 주력으로 한다. 317만개 가맹점을 보유한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카드발급사들의 가맹점 모집·관리업무 및 대금결제를 수행하는 매입업무가 핵심이다. 여신전문금융업을 공동으로 수행하는 사업자들에게 신용카드 발행과 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일종의 카드사들의 카드사인 셈이다.

    이같은 사업구조는 국내 카드사들 중에 유일하다. 따라서 카드사들의 신용카드 결제 실적이 늘어날 수록 비씨카드 실적도 비례해서 연동하게 된다.

    하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탓에 소비가 침체되면서 카드사들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지난 3분기 기준 5조2672억원으로 전년보다 800억원 가량 감소했다.

    매입업무 수익 비중이 87%를 차지하는 비씨카드는 직격탄을 맞은 것. 

    결국 비씨카드는 지난해 8개 전업 카드사 중에서 유일하게 당기순이익이 감소했다. 전년보다 39.6% 감소한 69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한 것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프로세싱 업무는 기간산업으로 국내 경기를 반영하게 된다”며 “지난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결제 수수료 시장이 타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제 수수료 감소는 카드사들의 공통된 영향이었지만, 카드론(대출)으로 이자수익을 올린 카드사들과 달리 자사가 취급하는 서비스와 상품은 다르다”라고 덧붙였다.

    반면, 위기 의식을 감지한 카드사들은 일찌감치 사업 다각화에 나섰다. 카드사들은 마케팅 비용 축소 등 비용절감을 통한 허리띠 졸라메기를 비롯해 카드론(대출), 할부금융과 리스사업 등에 힘을 줬다. 

    덕분에 카드사들은 지난해 호실적을 거뒀다.
     
    신한카드는 전년 대비 19.2% 증가한 6065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다. 자동차 할부금융 및 리스금융, 장기렌탈 등 중개수수료, 신금융상품 확대 등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재난지원금 등 유동성 공급에 따른 건전성 개선으로 선방했다.

    국민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2.6%, 15.9% 증가한 실적을 거뒀다. 우리카드와 현대카드도 각각 5.3%, 56.2% 증가한 순이익을 기록했다. 하나카드는 전년대비 무려 174.4% 가량 급증했다. 롯데카드도 129% 급증한 130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비씨카드 입장에서는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백신접종이 시작되긴 했지만 올해도 코로나19가 적잖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회사는 수장 교체라는 파격 카드를 꺼냈다. 지난해 3월 취임한 이동면 대표이사 사장을 전격 경질하고, 최원석 에프앤자산평가 대표를 3월 주총과 이사회를 통해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기로 한 것이다.

    최원석 내정자는 “마이데이터 시대에 비씨카드의 폭넓은 결제·커머스·금융 인프라와 KT그룹의 앞선 AI·빅데이터 역량을 결합해 소비자 위주의 차별화된 결제·소비·금융 플랫폼을 구축해 시장을 주도하겠다”라며 “기존 카드사업 부분의 경쟁력도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구체적인 사업 다각화 방향은 아직 취임 전이라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주주인 KT와의 협업 창출이 가장 기대되고 있다.

    특히 KT그룹 내 인터넷전문은행인 케이뱅크와 손잡고 카드론을 통한 중금리 시장 공략 가능성이 점쳐진다. 새로운 수익 창출이 될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마이데이터 사업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측면도 긍정적이다. 국민카드, 우리카드, 신한카드, 현대카드를 비롯해 5개 카드사만 본허가를 획득했기 때문이다. 대주주 적격성 문제로 발목이 잡힌 삼성카드와 하나카드에 비해, 예비허가 신청이 늦은 롯데카드에 비해 마이데이터 신사업에서 유리한 고지를 선점할 수 있어서다.

    한편, 빅테크 기업들이 결제시장에서 점차 입지를 넓혀가고 있는 점과 최원석 내정자가 카드사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은 우려로 지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