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소주 접고, '수제맥주' 출시 공들여해외 맥주 브루어리에서 OEM 방식 예정치열한 맥주시장… 사업 안착 미지수
  • ▲ 소주로 ‘쓴맛’을 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맥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마트·신세계백화점·이마트24·트레이더스 등 신세계그룹의 막강한 유통망과 결합해 국내 맥주 시장에 판도 변화가 찾아올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특허청
    ▲ 소주로 ‘쓴맛’을 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맥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마트·신세계백화점·이마트24·트레이더스 등 신세계그룹의 막강한 유통망과 결합해 국내 맥주 시장에 판도 변화가 찾아올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특허청
    소주로 ‘쓴맛’을 본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맥주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이마트·신세계백화점·이마트24·트레이더스 등 신세계그룹의 막강한 유통망과 결합해 국내 맥주 시장에 판도 변화가 찾아올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그룹 이마트 자회사인 제주소주는 최근 임직원 설명회를 열고 사업 철수에 대한 상황과 처리 절차에 대한 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룹 측은 제주소주가 공장 생산을 중단한 상태이며, 법인은 그대로 유지한다는 설명이다.

    신세계그룹은 제주소주를 청산하지만, 수제맥주를 론칭하며 빈자리를 채울 계획이다. 신세계가 와인과 소주사업을 한 적은 있지만, 자체 맥주 제품을 내놓는 것은 이례적이다. 맥주 론칭은 롯데칠성음료 1호 맥주인 ‘클라우드’를 론칭한 우창균 신세계앨앤비(L&B) 대표 겸 제주소주 대표가 주도한다. 

    이를 위해 신세계L&B는 특허청에 ‘렛츠’(Lets Fresh Today)'라는 명칭으로 맥주 상표권을 출원 신청했다. 신세계그룹 관계자는 “신세계엘앤비의 주력인 와인 외에 다양한 주류 사업을 하고자 상표권을 신청했다”고 설명했다.

    신세계는 우선 실력 있는 해외 맥주 브루어리를 발굴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들여올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이마트, 이마트24 등 신세계그룹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최근 인수한 신세계 야구단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신세계L&B가 들여오는 맥주가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현재 국내 맥주 시장은 오비맥주, 하이트진로, 롯데칠성음료 3강 구도를 그리고 있다. 시장 규모로 볼 때 업체 수가 적은 편이어서 신세계와 같은 후발주자도 관심을 가질 시장이다.

    하지만 점유율만 봤을 때는 오비맥주가 시장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업계는 오비맥주의 점유율이 50% 중반대, 하이트진로가 30% 초반대로 추정하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테라’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 누적판매량 13억병을 기록하며 인기를 끌고 있고, 오비맥주 역시 연초부터 테라의 대항마로 신제품 ‘한맥’을 내놓으며 시장을 확대하는 상황이다.

    특히 주류 시장의 경우 소비자들이 익숙한 제품을 꾸준히 소비하는 성향이 강해 신규 사업자 진입이 어렵다. 여기다 최근 들어서는 코로나19 대확산에 따른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가정용 비중이 60% 이상 치고 올라온 상황에서 유흥 시장에 성공적인 안창 없이는 가정용 시장을 공략하기 어렵다는 게 주류업계의 중론이다.

    여기에  최근 국내 맥주 시장에 수제맥주 업체들까지 신규 플레이어로 뛰어들고 있어 과거보다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는 점도 신세계에게 부담이다.

    제주 위트 에일을 대표상품을 내걸고 있는 제주맥주는 지난해 약 32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성장한 수준이다. 제주 맥주는 최근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며 올해 상반기 내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보통 맥주 신제품이 출시되면 유흥시장을 통해 맥주 브랜드가 알려지고 충성고객이 생기면서 가정용 시장까지 확산되는 양상이다. 신세계가 갖고 있는 유통망을 통해서 우선 판매가 이뤄지겠지만, 유흥시장 진입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