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성·수익성 개선 위해 포트폴리오 다변화경쟁 심화, 규제 강화로 주력 영업자산 한계기업·투자금융 비중 42%…자산규모 점차 확대
  • 캐피탈업계가 기존 주력 자산인 자동차금융 시장 대신 기업금융과 투자금융 시장에 눈길을 돌리고 있다. 

    저금리 기조와 어려운 영업환경 속에서 둔화된 성장성·수익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캐피탈사의 기업·투자금융 비중은 현대캐피탈 제외 시 2018년 말 33%에서 지난해 9월 기준 42%로 증가했다.

    기업·투자금융 자산 규모는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그 속도가 점차 빨라지고 있다. 지난해 코로나19 장기화로 시장 내 거래가 감소해 자산규모 변화가 크지 않았으나, 상당 규모의 기업·투자금융이 여전히 집행되고 있다.

    캐피탈사는 은행의 여·수신 기능이나 카드의 결제기능과 같은 고유사업이 없어 자동차금융과 소비자금융을 통해 영업자산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국내 자동차 내수 시장의 성장이 한계 지점까지 왔고, 은행 및 카드사의 자동차금융 시장 진출 확대로 경쟁이 심화하면서 어려움에 처했다. 

    캐피탈사의 자동차금융 비중은 45%로 여전히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으나, 전체 캐피탈사 영업자산의 21%를 차지하는 현대캐피탈을 제외하면 37%로 감소한다. 

    소비자금융 역시 비교적 고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시장이었으나 영업규제 강화와 함께 소비자보호 중심의 정책이 지속되면서 벽에 부딪혔다. 

    최근에는 정부가 개인사업자에 대한 원금 상환 유예 조치, 과잉 추심 방지 등을 도입해 캐피탈사의 자율적인 리스크관리를 통한 수익창출 활동도 일부 제한됐다.

    중∙저신용 차주로 구성된 자영업자들의 부실화 가능성이 늘면서 캐피탈사 전반적으로 가계신용대출 및 개인사업자 대출 취급도 제한하고 있다.

    이처럼 경쟁 심화나 규제 강화로 기존 주력 자산들의 성장성이 한계에 도달하면서 상대적으로 취급이 용이하고 건당 실행 규모가 큰 기업·투자금융이 신규 수익원으로 부상하고 있다.

    기업·투자금융은 자동차금융과 소비자금융과 달리 시장 특성상 영업 성장과 실적이 영업인력의 네트워크와 심사인력의 전문성에 좌우되는 경향이 강하다. 신규 진입·확장에 드는 투자 비용 역시 저렴하다. 

    사업 이력이 없는 캐피탈사여도 공격적인 인력 확충 등을 통해 쉽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어 상당수 캐피탈사들이 기업·투자금융 시장에서 정체된 자산 규모를 확대하는 추세다. 

    대형 캐피탈사의 경우 그룹 내 IB 연계 영업 등으로 기업·투자금융을 확대하려는 니즈가 크며, 중소형사의 경우 기업금융을 주력으로 했던 캐피탈사들의 높은 수익성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한국신용평가 관계자는 "기업·투자금융 자산은 고유의 자산건전성과 이익변동성이 내재돼 있으나 최근까지는 큰 규모의 부실이 발생하지 않아 재무지표 개선에 긍정적 효과를 보여왔다"며 "대형사들은 자동차금융, 중소형사는 할부·리스 대안으로 선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해 캐피탈사의 영업자산 성장세가 코로나19 여파로 일시적으로 위축됐으나 시중 유동성 확대와 기존 시장의 제한적인 성장성으로 기업·투자금융 확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