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셉트카 'RM20e'… 비어만 "고성능 전기차 출시 검토"포르쉐가 점찍은 '리막' 협업 기대성능 강화한 수소연료전기차까지… 미래 전략 본격 가시화
  • ▲ 2019년 당시 리막 오토모빌리 본사를 찾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리막
    ▲ 2019년 당시 리막 오토모빌리 본사를 찾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수석부회장 ⓒ리막
    올해부터 달아오른 전기자동차 열풍이 스포츠카로 옮겨붙고 있다. 그동안 신흥 기업이 모여 있는 수준에 그쳤다면, 이제는 주요 완성차 업체가 고성능 전기차 시장에 속속 진출하고 있다.

    현대차도 마찬가지다. 최근 콘셉트카 ‘RM20e’를 공개한 데 이어 전기 스포츠카를 내놓을 준비를 하고 있다. 머지않아서는 주행 성능을 대폭 강화한 수소연료전기차도 만나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전동화(전기 구동력 활용) 등 미래 전략이 본격적으로 가시화하는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중국 베이징모터쇼에서 전기 모터로 달리는 스포츠카 ‘RM20e’를 전 세계 최초로 공개했다. RM20e는 고성능 전기차 출시에 초석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RM20e는 최고 출력 810마력, 최대 토크 97.9kg·m의 압도적 힘을 내뿜는다. 현대차가 만든 차 가운데 역대 최고 수준의 성능이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걸리는 시간(제로백)은 3초 미만으로, 시속 200㎞를 9.8초 만에 주파한다. 특히 전기 모터를 차체 중앙에 배치하고 뒷바퀴를 구동축으로 하는 미드십 형태로 설계됐다.

    RM20e는 현재 성능을 검증하고 개선하기 위한 선행 단계에 있지만 양산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차·기아 연구개발본부장(사장)은 최근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고성능 전기차 출시를 검토하고 있고, 관련 기술도 상당히 갖춘 상태”라며 공공연히 출시 의지를 내비친 바 있다.

    그는 RM20e에 대해서도 “RM20e를 원동력 삼아 성능 한계를 더욱 확장시킬 것”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RM20e 기반 전기 스포츠카와 함께 눈여겨봐야 할 대목은 ‘리막 오토모빌리(리막)’와의 협업이다. 리막은 2009년 마테 리막 최고경영자(CEO)가 설립한 회사로, 고성능 전기 분야에서 독보적 강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리막이 만든 ‘C_투’의 경우 1888마력의 출력을 내 1.8초 만에 시속 100㎞에 도달, ‘마의 벽’이라 불리던 2초를 넘어서 업계를 놀라게 했다.

    현대차는 기아와 함께 2019년 각각 6400만유로(약 854억원), 1600만유로(약 213억원) 등 총 8000만유로(약 1067억원)을 리막에 투자한 바 있다.

    당시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직접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 있는 리막 본사를 찾아 협력 계약에 직접 서명했다. 그는 “고성능 전기차 분야에서 뛰어난 역량을 가진 업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리막에 대한 투자는 정 회장이 직접 찾아갈 정도로 신중하게 검토해 내린 결정 중 하나”라며 “전기 스포츠카 개발을 위해 상호 긴밀한 협력이 어이지고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전기차 시대를 맞아 더는 추격자가 아닌 선도자가 되겠다는 ‘승부수’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대차는 리막과 손잡고 RM20e 외에 성능이 뛰어난 수소연료전기차 2종의 콘셉트카를 선보일 것으로 전해졌다.

    만약 RM20e의 혈통을 이어받은 전기 스포츠카가 양산되면, 현대차는 기존에 넘볼 수조차 없었던 ‘슈퍼카’ 영역에까지 뛰어들게 된다.

    전기차의 경우 높은 출력과 배기량, 내구성을 요하는 엔진의 기술적 장벽이 없다. 때문에 편안하고 조용하며 무난한 편이란 브랜드 자체의 한계를 극복할 또 다른 도약 기회를 맞을 수 있다는 기대가 크다.

    실제 리막은 스포츠카에 특화한 모터와 감속기, 인버터 등 파워트레인(변속기 등 동력전달체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기술 능력을 알아본 독일 포르쉐는 일찌감치 리막에 눈독을 들여왔다. 포르쉐는 지난 9일 7000만유로(약 950억원)을 투자해 리막 지분을 24.0%로 확대했다.

    포르쉐는 2018년 처음 투자를 단행한 뒤 이듬해 15.1%로 지분율을 높이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현재 리막 주요 주주로는 포르쉐와 현대차·기아, 리막 CEO, 중국 배터리 업체 카멜 등이 있다.
  • ▲ 지난해 중국 베이징모터쇼에서 공개된 전기 스포츠카 ‘RM20e’ 콘셉트 ⓒ현대자동차
    ▲ 지난해 중국 베이징모터쇼에서 공개된 전기 스포츠카 ‘RM20e’ 콘셉트 ⓒ현대자동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