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병 출범 이후 5년 만에 미래에셋증권으로 간판 교체24일 주총서 사내이사 교체 예정…최현만 수석부회장 연임·조웅기 부회장 빠져 이만열 글로벌대표·김재식 PI 대표 새 사내이사 선임 예정글로벌 IB 도약 위한 공격적 행보 예상
  • ▲ (왼쪽부터) 미래에셋대우 최현만 수석부회장, 조웅기 부회장, 이만열 글로벌부문 대표 사장, 김재식 PI 총괄 사장
    ▲ (왼쪽부터) 미래에셋대우 최현만 수석부회장, 조웅기 부회장, 이만열 글로벌부문 대표 사장, 김재식 PI 총괄 사장
    미래에셋대우가 합병 출범 이후 5년 만에 미래에셋증권으로 사명을 바꾸고 새 출발을 예고한 가운데 최현만·조웅기 최고경영자(CEO) 투톱체제에도 변화가 있을 전망이다. 

    11일 미래에셋대우에 따르면 오는 24일 개최될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회사 상호 등 정관 개정의 건과 사내이사 선임의 건을 논의한다. 

    앞서 지난 9일 미래에셋대우는 사명 변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새 이름은 지난 2016년 인수한 대우증권의 '대우'를 지운 미래에셋증권이다. 국내외에서 쓰이는 CI(기업 이미지)를 통합해 브랜드 가치를 높이겠다는 취지에서다. 

    미래에셋그룹은 그간 꾸준히 글로벌 진출에 박차를 가해왔다. 이번 사명 변경 역시 그룹의 글로벌 브랜드전략에 따른 사명 통일화의 일환이다. 

    회사 관계자는 "사명 변경을 통해 미래에셋의 통일된 CI를 고객에게 명확히 전달해 투자전문그룹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인식하고 금융소비자보호를 한층 강화하는 계기로 삼고자 한다"고 밝혔다.

    간판 교체와 더불어 그간 공고했던 최현만·조웅기 투톱 체제에도 변화가 감지된다. 

    이달 주총에서는 최현만 수석부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할 예정이다. 기존 사내이사였던 기업금융(IB) 전문가 조웅기 부회장과 김상태 IB 총괄 사장이 빠지는 대신 이만열 글로벌 부문 대표 사장, 김재식 자기자본투자(PI) 총괄 사장으로 교체된다.

    정관상 사내이사 중 1인 이상이 대표이사로 선임된다는 점에서 그간의 투톱 체제가 유지될 순 없다. 때문에 지난 5년간 회사의 주요 사항을 결정할 수 있는 이사회 멤버로 자리해온 조 부회장이 사실상 밀려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011년 미래에셋증권 대표이사로 취임했던 조 부회장은 2017년 미래에셋대우 출범과 동시에 대표이사를 역임, IB·트레이딩·홀세일부문을 담당했다. 이후 IB 실적 개선을 이끌면서 사장에 취임한 지 7년 만에 부회장 자리까지 올랐다.

    다만 지난해 미래에셋대우의 당기순이익은 전년보다 23.2% 증가한 8183억원을 기록했지만 IB 관련 수익은 2689억원으로 27.3% 감소하는 등 저조했다.

    업계에선 그룹 2인자인 최 수석부회장 원톱체제로 사업부를 총괄하거나, 글로벌 부문을 대표하는 이만열 사장과 투톱체제로 해외시장 진출에 무게를 두는 두 가지 시나리오를 예상하고 있다. 이달부터 PI 총괄 직책에 임명된 김재식 사장이 차기 대표에 선임될 가능성은 비교적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줄곧 증권 부문에서만 일해온 조 부회장과 달리 최 수석부회장은 미래에셋금융그룹 부회장 5명 중 유일하게 수석 타이틀이 있는 명실상부한 그룹 2인자다. 수석부회장의 지위를 맡아 그룹 경영을 총괄하고 있고, 특히 박 회장이 2018년부터 해외사업에 전념하면서 국내 사업은 사실상 최 수석부회장이 도맡고 있다.

    이번 이사회 지각변동으로 앞으로 미래에셋대우가 글로벌 도약을 위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새로운 체제의 미래에셋대우가 글로벌 도약을 위해 자기자본을 활용한 해외 IB에 무게를 둘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미래에셋대우는 현재 현지화 전략 차원에서 해외 IB의 경우 글로벌 부문에서 도맡고 있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글로벌 부문 사업과 PI 사업 대표가 새로 핵심 자리에 오른다는 점에서 고유자산을 활용한 보다 공격적인 해외 투자 확장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글로벌 IB로 가기 위한 전략적 차원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신규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인 이만열 글로벌부문 대표 사장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런던임페리얼칼리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에선 장외파생본부장과 브라질법인 대표, 미래에셋대우에선 기업RM2부문대표와 리스크관리책임자(CRO)를 지냈으며 지난 2017년 글로벌부문 대표에 오른 뒤 2019년 사장으로 승진했다.

    김재식 사장은 서강대 경영학과 학사와 동대학원 재무관리학 석사를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에서 자산운용본부장, 주식파생센터장, 자산운용사업부문 대표 등을 맡았고, 이후 미래에셋생명 사장을 역임한 뒤 2019년 미래에셋대우 혁신추진단 사장으로 이동한 지 2년 만에 업무 일선에 복귀했다.

    미래에셋대우 관계자는 "현재 어떤 경영체제로 꾸려질지 정해진 바는 없다"면서 "조웅기 부회장은 IB 부문에 남아 앞으로도 회사에서 역할을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