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비스포크 정수기 출시… 비대면 트렌드 적용지난해 정수기 시장 3조원 추산… 대기업 진출 러시삼성전자 "먼저 일반 판매 집중, 렌탈업체와 협의 중"
  • ▲ 비스포크 정수기 ⓒ삼성전자
    ▲ 비스포크 정수기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3조원 규모로 추산되는 국내 정수기 시장에 본격적으로 참전한다. 중견기업들의 각축장이었던 정수기 시장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일각에선 후발 주자인 삼성전자가 기존 방식인 렌털이 아닌 직접 구매 방식을 선택하면서 귀추가 주목된다고 평가한다. 아울러 삼성이라는 브랜드 파워를 가지고 있는데다 비스포크라는 콘셉트를 앞세워 공격적인 마케팅에 나설 경우 시장 영향력을 단숨에 끌어올릴 수도 있어서다. 

    국내 정수기 시장은 코웨이를 비롯해 ▲SK매직 ▲LG전자 ▲쿠쿠 ▲청호나이스 등이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정수기 수요 중 렌털 수요가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수기는 관리를 자주 해줘야 하는 만큼 소비자들이 직접 구매보다 렌털 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주방 인테리어와 소비자의 취향을 모두 만족시켜주는 '비스포크 정수기'를 출시한다. 

    비스포크 정수기는 정수기 모듈을 싱크대 아래 설치하는 빌트인 타입의 직수형 정수기로 뛰어난 정수 성능과 맞춤형 디자인, 간편한 위생 관리가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정수기 시장의 주류인 렌탈 대신 소비자가 원하는 기능을 구입하고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점을 특징으로 내세웠다.

    렌탈업계에선 삼성전자의 정수기 론칭이 렌탈업 진출 신호탄이 아니냐는 반응이다.

    LG전자에 이어 삼성전자의 합류로 정수기 산업 성장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 렌털 사업의 매출은 2015년 999억원에서 지난해 5910억원으로 10년 만에 5배 이상 성장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생 가전에 대한 수요가 증가함에 따라 신규 업체 진입이 늘고 있다"며 "업체들간 기술발전 및 제품 다양화 등의 노력을 통해 소비자 만족도 향상은 물론 업계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다만 삼성전자는 새로 출시한 비스포크 정수기 제품에 대해 렌탈 보다는 일반 판매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황태환 삼성전자 한국총괄 CE 영업팀장(전무)도 지난 9일 진행된 비스포크 홈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비스포크 정수기 렌탈과 관련해 "일반판매를 먼저 진행하고 렌탈은 다수 업체들과 협의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렌탈에 관련해 일부 업체와 협의 중에 있다고 하지만 자체 브랜드로 탄탄한 주요 렌탈 기업과 협업 가능성은 적을 것"이라며 "이미 브랜드 인지도가 있는 상태에서 삼성전자 가전과 동시에 진행할 이유는 적다"고 설명했다.

    한편,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렌탈 시장 규모는 지난해 4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했다. 이 중 개인 및 가정용품 렌탈 시장 규모는 약 10조7000억원 규모로 파악됐다. 정수기 렌탈 시장 규모는 지난해 약 3조원 규모로 추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