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플레이스토어 Top10 중 절반이 中 게임中 모바일게임의 한국 매출은 꾸준히 증가...2020년 8.8%판호 문제로 국산 게임 진출은 어려운 상황
  • 동북공정 논란으로 한동안 잠잠했던 중국 모바일게임이 다시 상승세에 접어들면서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적신호가 들어왔다. 확률형 아이템 이슈까지 겹치면서 국산게임 위기론이 불거지고 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 Top10 중 4종이 중국산 게임이다. 2019년 출시 이후 꾸준히 매출 최상위권에서 경쟁 중인 기적의 검(4위)을 필두로 삼국지 전략판(5위), 원신(6위), 원펀맨: 최강의 남자(7위)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순위를 넓게 봐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Top100 중 3~40%가 중국 게임이다.

    중국 모바일게임은 지난 몇 년간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4년 278억 9000만위안(한화 약 4조 8584억원)이었던 중국의 모바일게임 시장 규모는 지난해 2082억 6000만위안(한화 약 36조 2788억원)으로 6년 사이에 약 7.5배 성장했다.

    업계에서는 중국산 모바일게임이 양산형이란 평가를 받던 시기는 지나간지 오래이며, 콘텐츠의 양과 질에서 고도화를 이뤄냈다고 보고 있다. 중국의 개발력이 한국을 앞질렀다는 분석도 나오는 상황이다.

    중국 모바일게임이 국내 시장 성과는 두드러진다. 2020년 중국 게임산업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모바일게임의 해외 매출 비중의 8.81%가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게임의 한국 매출 역시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더 큰 문제는 중국 게임들의 공습이 앞으로 더욱 거세질 것이란 점이다. 국산 게임의 경우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1위)과 리니지2M(2위), 데브시스터즈의 쿠키런: 킹덤(3위)과 엔픽셀의 그랑사가(8위), 넥슨의 V4(9위), 넷마블의 리니지2 레볼루션(10위)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지만, MMORPG와 수집형RPG에 집중된 장르의 불균형이 약점으로 분류된다.

    국내의 경우 대다수의 게임사들이 인기 지식재산권(IP) 기반의 검증된 장르에 개발을 집중하고 있다. 새로운 게임성을 지닌 작품이 나오기 쉽지 않은 환경이다. 이는 기존 게임들이 흥행한 공식을 그대로 따르는 양산형 게임 개발이란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 반면 중국 게임은 막대한 자금력과 인력을 앞세워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시간이 흐를수록 국산 게임이 경쟁에서 도태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당연한 수순이다.

    지난해 중국의 미호요가 출시한 원신은 모바일게임의 특징인 자동이동·자동사냥 기능을 배제했으며, 과금 없이도 게임을 진행하는 데 무리가 없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선보였다. 게임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모바일·PC·콘솔의 크로스플레이 역시 성공적으로 구현했다. 

    그 결과 시장의 규모가 큰 미국과 일본에서 최고 매출 2위, 한국 3위를 기록하면서 게임성과 상업성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았다.

    중국 게임이 국내 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것과 달리 국산 게임의 중국 진출은 여전히 판호에 가로막혀 있다. 판호는 중국에서 게임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권한으로 발급되지 않을 경우 신작을 출시할 수 없다.

    지난해 컴투스의 서머너즈워가 판호를 발급받으면서 가능성을 열었지만, 핸드메이드게임즈가 개발한 '룸즈: 불가능한 퍼즐'을 제외하면 추가적인 소식은 전해지지 않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은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한 해외게임 수입 허가 절차에 대한 고민과 현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 및 정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상황의 진전이 없는 만큼 게임산업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도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입장이다.

    지난 22일 게임업계와 첫 간담회를 가진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공적 네트워크에만 기대지 않고 개인적으로 확보한 네트워크를 통해 다각도로 중국 시장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국내 기업의 이익을 어느 정도 줄이더라도 중국 기업과의 합자를 통해 시장을 공략하는 방안에 대해 게임업계와 의견을 나눌 것"이라며 판호 해결 의지를 피력했다.

    업계에서는 4년 동안 맞물린 판호 이슈를 고려했을 때 빠른 해결이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다만, 정부 차원에서 문제를 인식하고 대응한다는 점에서 마냥 부정적인 입장은 아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중국 게임의 완성도가 과거에 비해 크게 올라간 것은 사실"이라며 "정부 차원의 지원도 중요하지만 압도적인 자본력과 인력을 갖춘 중국 게임사들의 공세에 맞서기 위한 국내 게임사들의 신(新) 장르 개척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