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복합몰 투자, 한 분기만에 투자계획 절반 이하로 줄어올해 복합몰 투자 금액 6062억원→ 1241억원 수준 감소이베이코리아, 스타벅스 인수부터 네이버 지분교환까지 재무 부담
  • ▲ 스타필드 하남.ⓒ뉴데일리DB
    ▲ 스타필드 하남.ⓒ뉴데일리DB
    신세계그룹의 올해 투자 계획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그룹의 두 축 중 하나인 이마트가 지난해 3분기 말 예정했던 것보다 올해 투자를 대폭 축소했기 때문이다. 특히 복합몰인 스타필드 관련 투자가 눈에 띄게 줄면서 그 배경에 시선이 쏠리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현재 진행 중인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을 비롯해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지분매입 등을 고려해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중이다. 

    26일 이마트에 따르면 올해 스타필드 등의 복합몰에 예정된 투자금액은 총 1241억원 수준이다. 이어 내년에는 3636억원, 2023년에는 3319억원이 투입돼 3년간 총 8196억원의 투자가 계획돼 있다. 

    이는 지난해 3분기 분기보고서에서 예고된 투자계획과는 큰 차이가 있다. 당시 이마트는 올해 복합몰에 6062억원의 투자를 계획한 바 있다. 내년에도 6508억원을 투자하는 등 2년간 1조2570억원이 투입되기로 한 것. 불과 한 분기 사이 투자금액이 절반 이하로 감소한 셈이다. 

    실제 복합몰에 대한 투자의 감소는 신세계그룹 내부에서도 두드러진다. 이마트를 포함해 SSG닷컴, 호텔, 식품, 해외계열사 등 자회사에 올 한해 투자예정된 금액은 3분기 말 기준 1조6288억원에서 지난해 말 기준 1조222억원으로 6000억원 가량이 줄었다. 이 대부분은 복합몰에 대한 투자 감소에 따른 것이다. 

    최근 몇 년간 신세계그룹에서 스타필드 등의 복합몰 투자를 강화했던 것에 비교하면 이례적인 조정이다. 

    여기에는 신세계그룹의 대외 환경 변화가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마트는 일찍이 스타필드 하남을 시작으로 수년간 복합몰에 각별한 정성을 들여왔지만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시장의 상황을 바꿨다. 기존 사업에 대한 투자만으로는 생존을 장담하기 힘들어진 것이다. 

    이에 따른 대규모 투자처도 크게 늘었다. 현재 신세계그룹은 이베이코리아 인수전에 참여의사를 밝히면서 롯데그룹, SK텔레콤, MBK파트너스 등과의 경쟁을 예고한 상황이다. 이베이코리아의 예상 기업가치는 5조원대로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도 상당한 부담이다. 

    최근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완전자회사 전환 이슈도 재무적 부담이 예상되는 이슈다. 이마트가 미국 스타벅스 본사와 50%씩 지분을 보유한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지분을 모두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 스타벅스커피코리아의 지분 50%의 가치는 1조~2조원대로 추정된다.

    신세계그룹은 이 외에도 올해 SK텔레콤으로부터 야구단 ‘SSG 랜더스(구 SK 와이번스)’를 인수하면서 약 1300억원을 투자했고 네이버와 전략적 제휴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2500억원의 주식교환을 결정하기도 했다. 이 모든 사안은 올해 들어 동시 다발적으로 추진되고 있다.

    신세계그룹 입장에서는 코로나19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변화가 불가피하고 이 과정에 연이은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상황에 놓이게 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재원은 한계가 있는만큼 무엇을 최우선 순위 투자로 둘 것인가는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유통업계의 화두”라며 “그런 의미에서 신세계그룹은 최근 가장 적극적인 투자행보를 보이는 곳 중 하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