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홍콩 증시, 최근 한 달간 폭등…정부 경기 부양책 발표 영향H지수 2년 만에 최고 수준…골드만삭스 "20% 추가 랠리 가능"국경절 맞춰 쏟아낸 부양책에 과열 평가도…"변동성 확대 유의"
  • ▲ 중국 인민은행 ⓒ뉴시스
    ▲ 중국 인민은행 ⓒ뉴시스
    중국 정부가 지난달 대규모 부양책을 내놓은 이후 중국 증시가 폭등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국 증시 반등 모멘텀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만, 이후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입증을 요구받으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종합지수는 지난달 13일부터 30일까지 9거래일 동안 23.4% 상승했다. 해당 기간 상하이종합지수는 9거래일 연속 상승 행진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기술주 중심의 선전종합지수는 30.6% 급등했다. 이밖에 홍콩에 상장된 중국 본토 기업들로 구성된 홍콩H지수(HSCEI)는 무려 37.2% 폭등하는 등 그동안 부진했던 중국·홍콩 증시가 일제히 반등하는 데 성공했다.

    중화권 증시 랠리의 배경에는 중국 정부가 지난달 내놓은 대규모 경기 부양책이 있다. 

    앞서 중국 인민은행은 지급준비율을 0.5%포인트 낮추는 등 통화완화책을 제시했으며, 중국 정부는 보험, 증권회사 등에 주식 매입을 위한 5000억 위안 규모 대출 프로그램을 도입하는 등 약 8000억 위안(약 153조 원) 규모 증시 부양책 시행도 알렸다. 

    해당 경기 부양책을 내놓은 이후 중국 증시는 폭발적으로 상승했다. 중국 주식에 대한 매수세가 워낙 강해 다수 중국 증권사 내 주문 처리 시스템에 장애까지 발생하기도 했다. 

    중국 국경절 연휴 바로 다음 날인 이날(8일) 중국 당국이 경제 회복 정책 패키지 발표를 예고한 점도 시장의 기대를 키우는 요소다. 경제계획 총괄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 예정으로, 공공 지출 확대 방안 등을 발표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경절 연휴(1~7일) 기간 홍콩 증시가 기록적인 상승 랠리를 펼친 만큼, 투자자들은 일주일간의 연휴를 마치고 문을 여는 중국 증시가 얼마나 강한 상승세를 보일지 주시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중국 증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중국 주식에 대한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HSBC와 블랙록도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중립'에서 '비중 확대'로 상향했다.

    골드만삭스의 전략가들은 투자 노트를 통해 중국 당국이 정책 조치를 이행하면 중국 주식 지수가 추가로 15~20% 상승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와 함께 중국 주식에 대한 투자 의견을 '비중 확대'로 제시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 주식 밸류에이션이 여전히 과거 평균에 못 미쳤다고 평가했다. 또 실적이 개선될 수 있으며, 글로벌 투자자들의 포지셔닝이 여전히 약하다고 설명했다. 

    다만 일각에선 중국 증시가 펀더멘털 개선에 대한 입증을 요구받으며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골드만삭스는 중국 정부의 재정 부양책이 기대보다 약할 가능성, 차익 실현, 미국 대선 및 관세 위험 등 잠재적인 도전 과제에 대해 경고했다.

    하나증권은 중화권 증시가 국경절 연휴 직후 ▲재정정책 변화 ▲주택 시장 반응 ▲미국 대선 이후 추가 부양책과 성장률 목표 설정 등 세 가지 이슈에 대한 입증을 요구받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경환 하나증권 연구원은 "펀더멘털 관점에서 중국 통화정책은 방패, 재정정책은 창"이라며 "재정정책의 변화와 강도는 이달 3~4주 차에 열리는 전인대 상임위의 결정이 중요하다"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원은 또한 "현재 내수와 지방 재정을 감안할 때 올해 부족분을 채우고 내년 지출 기대를 당겨올 수 있는 규모는 최소 2조 위안"이라며 "이달 재정적자 편성과 채권시장 약세가 확인되지 않는다면 증시 장기 반전 기대는 약화할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11월 미 대선 이후 통화와 증시 분야 추가 부양책의 시행과 12월 경제공작회의 전후에 내년 성장 목표 설정을 주목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주 중국 증시가 분수령이 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부양책 발표에 따른 주가 급등 이후 연휴를 맞았던 중국 증시의 본격적 시험대 혹은 분수령이 될 여지가 크다"라며 "당장 경제지표의 개선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측면에서 중국 정부의 추가 부양책 혹은 강력한 부양 의지가 확인될지가 변수"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