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금융지주중 배당성향 감소폭 가장 커당국, 배당성향 내리고 중간배당 권유KB금융·신한금융 "주주가치 제고" 한 목소리
  • 올해 5대 금융지주 가운데 농협금융의 배당성향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금융은 31일 정기 주주총회를 열고 2020년 배당성향을 20%로 확정한다. 

    농협금융은 2019년에는 배당성향이 28.1%에 달했으나 이번 금융당국의 배당자제 권고를 피해가지 못했다. 

    당국은 올 상반기까지 한시적으로 배당성향을 20%로 제한할 것을 권고한 상태다. 

    이에 따라 KB금융·하나금융은 20%로 배당을 결정했다. 우리금융은 19.9%이며, 유일하게 금융당국의 스트레스테스트를 통과한 신한금융이 22.7%로 배당성향이 가장 높았다. 

    농협금융을 제외한 다른 금융지주들의 지난해 배당성향은 25.7%에서 27% 수준으로 감소폭은 4.7%~7.1%를 기록했다. 

    농협금융은 농협중앙회가 100% 출자한 단일주주 지배구조다. 농협금융의 배당금은 100% 농협중앙회로 넘어가 단위농협을 거쳐 조합원에 분배된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 축소는 농민지원 금액 감소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농협금융은 농민지원 차원서 배당성향을 높이기 위한 금융당국과 협의를 벌였으나 코로나19로 인한 불확실성에 대비해 보수적인 자본관리가 필요하다는 금융당국의 뜻을 받아들였다. 

    농협금융은 지난해 1조7359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에 1조7796억원을 기록한 데 반해 437억원 감소한 규모다. 올해 배당금은 3472억원으로 추산된다. 전년도 배당 총액이 5000억원 규모였던 점을 비교하면 1500억원이상 쪼그라든다. 

    농협금융은 각 사업연도 중 1회에 한해 이사회 결의로 정한 날에 중간배당을 할 수 있도록 정관에 규정하고 있다. 중간배당을 위한 별도의 정관변경 절차가 필요치 않다. 당국의 배당 규제 권고가 오는 6월에 종료되는 만큼 3분기 농협금융의 중간배당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앞서 정기주주총회를 치른 주요 금융지주들이 하반기 중간배당을 예고한 것도 같은 맥락에 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배당성향이 30%는 돼야 한다는 게 일관된 생각"이라며 "최대한 빠른 시일 내 접근해 나갈 것"이라 밝혔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 역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으로 주주가치를 높이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 밝혔다. 

    올 1분기 금융지주들의 호실적도 하반기 중간배당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신증권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4대금융지주의 1분기 순이익을 3조2700억원으로 전망했다. 금리상승 속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 데다 충당금 적립 요인까지 적어 자산 건전성이 좋아진 영향이다. 

    다만 코로나19 확산세가 변수다. 최정욱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분기배당은 코로나19가 완화된다는 전제 조건에서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코로나 금융지원 프로그램 종료가 9월 말인 점을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분기배당 실시 시기는 내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한편 이날 농협금융지주는 이날 주총에서 이미경 환경재단 대표를 사외이사로 선임한다. 기존 여성 사외이사인 남유선 국민대 교수는 2년 임기를 마치고 1년 연임한다. 농협금융지주는 상장사가 아니라 자본시장법이 규정한 여성 사외이사 의무화 대상에서 제외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