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 박영선 후보 정책협약…전금법 개정 중단금융‧정치권 전금법 개정안 이견…정무위 심사 연기
-
금융노조가 4월 7일 재·보궐선거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김영춘 더불어민주당 부산시장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더불어민주당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금융노조는 이 과정에서 정치권의 전자금융거래법(전금법) 개정안 중단을 이끌어 냈다. 금융권과 정치권에서 전금법 통과를 둘러싼 견해차가 커 법 통과는 당분간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5일 금융권에 따르면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금융노조)는 지난 2일 금융노조 회의실에서 박영선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와 정책협약을 맺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금융노조와 10만 금융노동자는 노동존중가치를 지키기 위해 박영선 후보와 함께하겠다”라며 박영선 후보의 지지를 선언했다.지지 선언과 함께 정책 협약식도 이어졌다. 협약에는 ▲금융산업 총고용 유지 대책 마련 ▲전자금융거래법 일방적 개정 중단 ▲노동자 경영 참여 ▲서울시 글로벌 금융허브 육성 추진 등 금융공공성 강화와 노동존중사회 실현을 위한 실천 방안이 담겼다.정책협약에 따라 박 후보가 민주당이 추진하는 전금법 개정안에 반기를 들면서 법안 진행은 새 국면을 맞는 분위기다.박 후보는 정책협약 자리에서 "금융 대전환 시대를 맞고 있는데, 준비해야 할 것도 많으니 급격한 변화보다는 점진적인 변화를 준비하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이어 "그런 의미에서 전자금융거래법 일방적 개정 중단이라는 내용이 들어가 있다"며 "변화에서 어떻게 함께 갈 수 있는 방향을 마련하는가, 이것이 리더로서 필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금융노조도 전금법 개정안에 강력히 반대해왔다.박홍배 금융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23일 전금법 쟁점과 대응과제 토론회에서 “전금법 개정안이 핀테크·빅테크 업체에 지나치게 유리한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라며 “금융노조는 금융소비자와 금융산업, 금융노동자 모두에게 해를 끼칠 우려가 있는 전금법 개정에 반대한다”고 밝혔다.전금법 개정안은 정무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윤관석 의원이 대표 발의했다. 빅테크(대형 정보통신기업)·핀테크 등의 금융업 진출을 용이하게 함으로써 디지털 금융 혁신과 경쟁을 촉진하고 이들에 대한 관리·감독 및 이용자 보호 체계를 정비하는 포괄적인 내용이 담겼다.이 가운데 금융위와 한국은행은 전자지급거래청산업의 제도화와 빅테크 내부거래의 외부청산 의무화, 오픈뱅킹 제도화 등을 놓고 충돌하고 있다.개정안에 따르면 전자지급거래 청산기관에 대한 허가와 승인, 감독 권한은 금융위원회가 갖는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빅테크나 핀테크 업체들의 지급결제과정에서 외부기관인 금융결제원을 거친다.한국은행은 내부 거래 정보까지 청산 대상에 포함하면 빅브라더 논란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결제원을 통해 모든 거래 정보를 별다른 제한 없이 수집하게 된다는 지적이다.반면 금융위는 외부 청산이 소비자 보호를 위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내부 거래를 투명하게 관리하고, 해당 업체가 파산할 경우 등을 대비해 거래 기록을 남길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또 개정안대로라면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는 자체 계좌를 개설해 자금을 이체·결제할 수 있다. 소액 후불결제도 허용돼 여신전문금융업법상 신용카드사가 할 수 있는 신용카드업을 라이선스 없이도 가능하다.이에 대해 금융노조는 "(빅테크에) 무임승차와 규제 차익을 선사하는 것은 '동일 기능, 동일 규제' 원칙을 훼손하는 것"이라며 빅테크 기업과 기존 금융사의 형평성 차이를 지적했다.전금법 일부 개정안은 지난달 22일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상정됐지만 결국 논의하지 못하고 다음 회기로 심사·의결을 미뤘다. 다음 임시회기에 재논의하겠다는 게 정무위의 결론이었으나 다음 국회 임시회기를 통과는 불투명하다.금융권 관계자는 “결국 금융위와 한국은행, 정치권, 금융권까지 전금법에 이견 커 법안 논의는 기약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