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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추진하는 공공재건축의 첫 사업지 5곳이 공개됐다. 다만 선정된 곳 대부분 소규모 단지인데다 강남권 주요 단지들은 빠져있어 정부가 바라는 집값안정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공재건축을 통해 향후 5년간 서울시내에 총 5만 가구를 공급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정부로선 녹록지 않아 보인다.
국토교통부는 공공재건축 선도사업 후보지로 ▲영등포 신길13(233가구) ▲중랑 망우1(270가구) ▲관악 미성건영아파트(511가구) ▲용산 강변강서(213가구) ▲광진 중곡(276가구) 등을 선정했다.
관악 미성건영아파트를 제외하곤 선정된 곳 대부분 200여가구의 소규모 단지다. 이들 단지 대부분 민간 정비사업으로는 사업성이 부족하거나 주민 간 갈등으로 사업이 장기간 정체된 곳이라는 게 국토부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종상향을 적용하는 등 도시계획인센티브를 통해 기존 대비 용적률이 평균 178%p(162→340%)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원의 분담금도 민간 재건축 계획 대비 평균 52%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이들 5개 단지가 재건축되더라도 공급가구수는 1503가구에서 729가구 늘어난 2232가구에 불과하다. 향후 5년간 5만가구를 공급하겠다는 첫 시작점치고는 매우 미미한 수준이다. 선정된 지역도 용산구 이촌동 강변강서를 제외하고는 도심과 떨어져 있는 곳이다.
은마, 잠실주공5단지 등 재건축을 추진 중인 강남권 주요 대단지 조합들의 참여가 절실한데 정부의 공공재건축 사전컨설팅 결과 공개 이후에도 "사업에 불참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조합은 용적률 완화와 가구 수 증가 등 정부가 제시한 공공재건축 인센티브가 고급화 전략을 추진하는 단지 현실에 적합하지 않다는 결론을 내렸다.
은마아파트 조합 관계자는 "공공재건축 방식을 전혀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공공재건축을 하면 당장 조합원 분담금이 낮아질 수 있다고 하지만 임대주택보다는 고급화 전략이 오히려 시세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부정적 입장을 밝혔다.
결국 아무리 인센티브를 준다고 하더라도 강남 대규모 재건축 단지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전문가는 "결국 도봉, 금천 등 서울 외곽지역엔 사업성이 낮아 재건축을 하지 못하는 나홀로, 소규모 아파트가 대상이 될 것"이라며 "강남 등 사업성이 높은 대단지로 확대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