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정관리 초읽기예병태 사장 사퇴… "투자자 유치 지연, 책임 통감"관리인 선임·채권단 답변까지 약간의 시간 벌어
  • ▲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 공장 ⓒ쌍용차
    ▲ 쌍용자동차 경기 평택 공장 ⓒ쌍용차
    쌍용자동차가 법정관리행을 앞두고 마지막 기회를 잡았다. 사장 사임, 관리인 선임 등의 절차 소요기간 등으로 약간의 시간을 벌었다. 실낱같은 희망은 이번주 안에 미국 HAAH오토모티브(HAAH)의 투자유치를 받는 일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회생법원은 빠르면 이번 주 법정관리 개시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말까지였던 자율 구조조정 지원(ARS) 프로그램을 다소간 연장했지만 이렇다 할 결과를 내놓지 못해서다.

    HAAH는 서울회생법원이 투자의향서를 지난달 31일까지 제출해달라고 한 요구에 답하지 않았다. 매각 작업이 차일피일 늦어지면서 쌍용차의 사전회생계획제도(P플랜)는 사실상 무산됐다.

    쌍용차의 법정관리가 초읽기에 들어간 가운데 시기를 두고는 전망이 엇갈린다. 다만 예병태 쌍용차 사장의 사퇴, 관리인 선임, 주채권은행인 KDB산업은행(산은) 의견 조회서 등을 감안하면 다음 주 법정관리에 들어갈 전망이다.

    예 사장은 지난 7일 “회사가 또다시 회생절차 개시를 앞둔 상황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는 “안타깝게도 신규 투자자 유치가 계획보다 지연됐다”며 “대표이사로서 결과에 책임지는 것이 도리”라고 했다.

    예 사장이 회사를 떠나면서 서울회생법원은 관리인을 새로 선임해야 한다. 관리인 역할을 할 후임으로는 정용원 쌍용차 기획관리본부장(전무)가 거론되고 있다. 정 전무는 그동안 매각 절차를 주도해왔다.

    산은의 의견 조회서 회신도 남았다. 당초 지난 6일까지 답변을 해야 하지만 기한 연장 요청이 이뤄지며 오는 9일로 미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쌍용차가 ‘시간벌기’에 나섰지만 법정관리는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하루 이틀 사이 HAAH의 전격적인 결정을 기대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HAAH는 투자 철회가 아닌 시간이 부족하다는 입장으로 전략적투자자(SI)와 3700억원 규모의 공익채권에 대한 논의를 하고 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지난 5일 “HAAH의 투자의향서가 안 왔지만, 그냥 안 하겠다고 한 것은 아니고 시간을 더 달라고 한 것 같다”고 말한 바 있다.

    만약 법정관리가 개시되면 쌍용차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 인건비 삭감 등에 직면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회생법원이 법정관리 조기종결을 목표로 한다고 밝힌 만큼 인수합병(M&A)도 거론된다.

    서울회생법원은 법정관리 시 쌍용차의 자산과 재무 상황을 토대로 존속시킬지 청산할지도 평가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 등이 혹독한 체질 개선을 통해 쌍용차를 최대한 살리는 방향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며 “청산을 피하고 조기종결하는 방향으로 가기 위해선 강도 높은 자구책이 있어야 하는데 노사 합의 등 넘어야 할 고비가 많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