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시대 맞아 콘텐츠산업 수출액 증가네이버·카카오, 글로벌 시장 공략 나서공격적인 콘텐츠 확보로 사업 확장 모색
  • ▲ 좌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우 한성숙 네이버 대표
    ▲ 좌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 우 한성숙 네이버 대표
    한성숙 네이버 대표와 여민수 카카오 공동대표가 글로벌 영토 확장을 위해 콘텐츠 사업에서 치열한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웹툰, 웹소설 등 비대면으로 소비 가능한 콘텐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샅바싸움이 한창이다.

    8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이하 콘진원)이 발간한 ‘2020년 상반기 콘텐츠산업 동향분석보고서’에 따르면, 2020년 상반기 국내 콘텐츠산업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 감소한 57조 2957억원을 기록했다.

    전체적인 매출액은 감소했지만 지식정보(12.1%), 게임(11.9%), 만화(10.1%), 콘텐츠솔루션(4.3%), 캐릭터(4.1%), 방송(2.1%) 등 비대면으로 소비가 가능한 장르가 크게 성장했다.

    2020년 상반기 국내 콘텐츠산업 수출액은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하며 50억 7978만달러(한화 약 5조 6817억원)를 기록했다. 만화(36.7%)가 가장 큰 폭의 성장을 기록했으며 게임(10.0%), 지식정보(6.5%), 콘텐츠솔루션(1.7%) 등 비대면 관련 장르가 높은 성장률을 보였다.

    코로나19가 종식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비대면 장르를 중심으로 콘텐츠 산업은 꾸준히 성장 중이다. 한 대표와 여 대표가 해당 사업에 목을 멜 수 밖에 없는 이유다.

    그 일환으로 네이버는 세계 최대 웹소설 플랫폼 ‘왓패드’를 인수했으며, 카카오는 웹소설 플랫폼 ‘래디쉬' 인수를 추진 중이다. 웹툰·웹소설 콘텐츠 사업은 현재 전개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 중 글로벌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이미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네이버웹툰과 더불어 왓패드 인수로 1억 6000만명(네이버웹툰 7200만명 + 왓패드 9000만명)에 달하는 월간활성사용자수(MAU)를 확보했다. 네이버를 ‘한국의 디즈니’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가진 한 대표가 웹툰과 웹소설 지식재산권(IP)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카오도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카카오재팬의 ‘픽코마’는 2020년 9월 기준으로 전 세계 모든 만화·소설 애플리케이션 중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총 거래액은 약 4200억원으로 추산된다.

    여 대표는 지난해 “픽코마가 2016년 일본에 출시된 이후 매년 두 배 이상 성장하고 있다”며 “해외에서의 관련 콘텐츠 거래액이 국내보다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는 긍정적인 의견을 피력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네이버와 카카오가 여러 콘텐츠 사업 중 웹툰·웹소설 확보에 주력하는 이유로 ‘확장성’을 꼽는다. 최근 대세로 떠오른 영상 콘텐츠로 확장이 용이하며 시장성이 검증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네이버는 웹툰으로 연간 글로벌 거래액 8200억원을 기록했다. 한 대표는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웹툰 스위트홈의 영상화 성공에 대해 “영상화된 IP의 글로벌 흥행은 원작 소비에 대한 욕구를 증대시켜 더 많은 사용자들이 웹툰에 다시 이입되는 선순환을 낳았다”고 밝힌 바 있다.

    카카오 역시 지난해 4분기 총 4개 영역으로 이뤄진 콘텐츠 사업부문 가운데 카카오페이지·다음웹툰 등 유료콘텐츠의 매출 비중이 약 26%로 가장 높다. 다음 웹툰에서 연재된 ‘승리호’나 ‘경이로운 소문’ 등의 IP는 넷플릭스에서 영상화돼 큰 성과를 거뒀다. 인수를 검토 중인 래디쉬는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0배 이상 성장하는 등 시장성이 검증됐다.

    문체부와 콘진원의 ‘2020 해외 콘텐츠 시장 분석’에 따르면, 출판·만화·영화·방송 등이 포함된 글로벌 콘텐츠 시장의 규모가 지난해 2조 2949억달러에서 2024년까지 2조 7966억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에서는 콘텐츠 사업에서 거대한 영향력을 지닌 네이버와 카카오의 경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점친다.

    유안타증권 이창영·박성호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OTT들은 구독자 확보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만화 IP 기반 콘텐츠들을 활용 중이다”라며 “웹툰 IP의 상품성이 증가하고 있는 만큼 2차판권 사업을 통한 수익창출의 기회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