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백화점 동탄점, 6월에서 하반기로 오픈 일정 변경롯데백 "코로나 확산세에 연기…'가을 성수기' 공략할 것"신세계백화점 대전점과 오픈 시기 겹쳐… MD 구성 관건
-
롯데쇼핑이 신규 백화점인 동탄점의 개점일을 당초 예정했던 6월에서 하반기로 늦췄다.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대규모 마케팅을 펼치기 어려운 것을 감안한 결정이다.
예상 일정이 두 달가량 늦춰지면서 상당한 비용 손실이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MD 유치 난항으로 개점일이 연기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1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오는 6월로 예정됐던 롯데백화점 동탄점의 오픈일을 하반기로 연기하는 방안을 내부 논의 중이다. 코로나 확산세가 진정될 때까지 방역 지침 준수를 위해 연기가 필요하다는 의견에서다.롯데백화점 동탄점은 2014년 수원점 이후 약 7년 만의 출점이다. 영업면적 9만3958㎡(28만4223평)로 지하 2층~지상 6층으로 구성됐다. 전국의 롯데백화점 중 잠실점에 이어 2번째로 넓은 점포이며 단일 건물로 따지면 가장 큰 초대형 점포다.롯데쇼핑 관계자는 “현재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하는 중인데, 항체 형성 시기에 맞춰 오픈 일정을 연기했다. 올 초 ‘더현대서울’ 오픈 당시 방역 논란이 있었던 것을 감안해 집단 면역이 시작되는 시점에 맞춰 천천히 오픈하려고 한다”고 전했다.FW(가을·겨울) 시즌 신상품 물량 입고에 맞춰 오픈 행사를 준비하기 위해 일정 연기가 불가피했다는 설명이다. 하반기로 오픈을 늦춰 ‘가을맞이 성수기’를 겨냥한다는 계획이다.회사 관계자는 “동탄점의 경우 MD 구성이 완료된 상황이다”라며 “가을 신상품이 들어오는 시점에 맞춰 세일과 대규모 행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매출 목표 역시 오픈 시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하지만 동종업계는 건물이 완공되고, 층별 MD 구성이 완성된 상황에서 개점일을 미루는 것에 대해 의아하다는 시각이다.동탄점은 현재 판매시설은 공사가 마무리 중이며, 오피스·아파트 등이 포함된 건물 전체 공정율도 약 92%에 달한다. 당초 계획대로 6월 오픈이 충분히 가능한 상황이다. 구인 구직 사이트에도 6월 오픈에 맞춰 관련 채용이 진행 중이다.오픈 일정이 늦춰지면 그만큼 비용 손실도 커진다. 지난해 롯데백화점 잠실점 매출은 1조4000억원(업계 추정치)이다. 단순 계산 시 한 달 매출이 1200억원 가량임을 감안했을 때, 방역을 위해 오픈을 두 달 가량 미룬다면 최소 약 2000억원 이상의 매출 손실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입점·협력사 일정도 고려해야 한다.지난 3월 현대백화점이 여의도에 오픈한 '더현대서울' 역시 코로나 상황을 고려했지만 강도 높은 방역과 함께 오픈을 강행했다. 동일한 상황에서 방역을 핑계로 최소 두 달 가량의 매출을 포기하는 건 업계로서는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입을 모은다.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은 한시라도 앞당겨서 오픈하는 게 최선이다. 건축 완공도 끝났고, MD 구성도 끝났으면 오픈을 늦출 이유가 없다. 하루라도 빨리 영업을 해야 매출이 발생하기 때문”이라고 전했다.또 다른 관계자 역시 “여름 시즌 상품보다 가을 시즌 상품이 객단가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비수기라도 물건을 팔아서 손실을 메꾸는 것이 투자비 회수가 빨라지는 건데 가을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 완공된 건물에 개점일을 늦추는 것은 다소 의아한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신규 백화점 MD 유치에 애를 먹고 있을 것이라는 게 업계 안팎의 의견이다. 실제로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기존 명품 브랜드들이 다소 보수적인 기준으로 신규 출점 여부를 검토하다 보니 유치가 힘들었을 것으로 예상한다.신세계백화점 대전점과 오픈 시기가 겹쳐 브랜드 유치에 부담도 커진다. 상권은 다르지만, 경쟁사인 신세계백화점 역시 오는 8월 대전점의 오픈을 앞두고 있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비슷한 시기에 백화점 두 곳에 입점을 조율해야 하는 상황이다.또 다른 관계자는 “현재 백신 수급 상황을 봤을 때 6월 오픈과 8월 이후 오픈에 큰 차이가 없다. 여름보다 가을·겨울 상품에 객단가가 높긴 하지만 여름 상품이라도 먼저 팔아서 투자비회수를 하는 게 맞다. 완공에 차질이 없다면, 결국 입점 브랜드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