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Q 영업이익 6929억원… 예상치 두 배 웃돌며 '흑자전환'코로나19 회복에 마진 개선… 유가 상승에 재고평가 이익도 高高석유화학 RUC/ODC 효과 본격화… 7조 규모 2단계 프로젝트 가시화
  • ▲ 서울 마포구 소재 에쓰오일 본사. ⓒ성재용 기자
    ▲ 서울 마포구 소재 에쓰오일 본사. ⓒ성재용 기자
    에쓰오일이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27일 에쓰오일은 잠정실적 발표를 통해 연결 기준 매출 5조3447억원, 영업이익 6292억원의 1분기 영업실적을 공시했다.

    매출액의 경우 지난해 1분기 5조1984억원에 비해 2.81% 증가했으며 전분기 4조2802억원에 비해서는 1.90% 늘어났다. 지난해 2분기 3조4518억원을 저점으로 3개 분기 연속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1분기 1조72억원 손실에서 흑자전환에 성공했으며 전분기 816억원에 비해서는 670% 급증했다. 지난해 1분기 저점 이후 4개 분기 연속 개선세를 지속, 최근 5년간 분기 영업이익 중 최고 수준을 달성했다.

    앞서 본지가 금융투자업계 실적 전망치 분석한 결과를 보면 매출액 추정치는 5조3320억원, 영업이익 3101억원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이날 공개된 잠정 영업이익은 예상치의 두 배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사업 부문별로 전 부문이 고르게 균형 잡힌 실적을 거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정유 부문은 매출액 3조7974억원, 영업이익 3420억원을 기록하면서 지난해의 부진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코로나19 영향으로 정제마진이 여전히 약세를 보였지만, 백신 접종 확산 등에 따라 제품 수요가 점진적으로 회복되면서 주력 제품인 휘발유와 디젤의 스프레드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석유화학 부문은 매출액 1조211억원, 영업익 983억원을 거뒀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 매출액은 24.2%, 영업이익은 39.7% 증가했다.

    폴리머(올레핀) 제품의 스프레드가 강세를 유지했다. 특히 PO(산화프로필렌) 스프레드는 자동차 및 가전제품 소재용 폴리올의 강한 수요와 미국 및 유럽 생산설비의 가동 차질 영향으로 매우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PP(폴리프로필렌) 스프레드 또한 포장재, 위생 및 의료용 소재의 견조한 수요와 설비 가동 차질로 강세를 지속했다.

    또한 PX(파라자일렌) 스프레드는 역대 폴리에스터 수요 회복 및 PX 생산시설의 정기보수 및 가동 차질로 인한 공급 물량 감소로 전분기대비 개선됐으며 벤젠 스프레드 역시 미국 한파로 인한 설비 가동 차질과 다운스트림 수요가 강하게 유지되면서 상승했다.
  • ▲ 에쓰오일 울산공장 내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에쓰오일
    ▲ 에쓰오일 울산공장 내 잔사유 고도화시설(RUC). ⓒ에쓰오일
    특히 신규 석유화학 복합시설인 RUC(잔사유 고도화시설)/ODC(올레핀 하류시설)의 가동 효과가 본격적으로 시현되는 단계에 들어섰다고 평가했다.

    2018년 말 상업 운전을 시작한 RUC/ODC는 초창기 운전 과정에서 파악한 개선점과 운영 경험을 반영해 지난해 3분기 대규모 정기보수를 완료한 이후 줄곧 최대 가동률을 유지해오고 있다.

    에쓰오일 측은 "RUC/ODC 운영이 안정되면서 '석유에서 화학으로' 혁신 전환에 성과를 내고 있다"며 "회사 수익 구조도 바꿨다"고 말했다.

    실제 영업이익의 45%가량이 석유화학, 윤활기유 등 비정유 부문에서 창출됐다.

    윤활기유 부문은 매출액 5263억원, 영업이익 1889억원을 올렸다. 영업이익률은 35.9%에 달하며 회사 전체 매출액 비중으로는 9.8%에 불과하지만, 영업이익에서는 30%를 이바지했다.

    글로벌 정유사의 낮은 가동률과 정기보수로 공급은 제한됐지만, 수요가 회복되면서 스프레드가 크게 상승해 높은 영업이익률을 지속했다. 특히 마진은 2011년 이후 10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에쓰오일 측은 "윤활기유는 견조한 시장 수급 상황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과거 호황기 수준의 높은 스프레드를 보였다"며 "울산공장의 최대 가동률을 지속해 수익성 높은 제품 생산을 극대화하는 데 집중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에쓰오일이 7조원을 들여 진행하는 '2단계 석유화학 사업(샤힌 프로젝트)'에 대한 최종 투자가 내년 하반기에 결정될 전망이다.

    본 프로젝트는 석유화학 비중을 생산물량 기준 현재 12%에서 25% 수준으로 두 배 이상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프로젝트에 대한 경제성 검토가 진행 중이며 향후 이사회 최종 승인시 바로 착공해 2026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주요 시설은 원유를 석유화학 물질로 전환하는 나프타와 부생가스를 원료로 연간 180만t 규모의 에틸렌, 기타 석유화학 원재료를 생산하는 스팀 크래커, 고부가 합성수지 제품을 생산하는 올레핀 다운스트림인 폴리에틸렌(PE), PP 시설로 구성된다.

    에쓰오일 측은 "2018년 RUC/ODC 완공 이후 현재 2단계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며 "현재 기본설계 작업 중으로, 코로나19 백신 상황이 진행되면서 하반기부터 재개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 경우 내년 하반기에는 이사회에서 최종투자 결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며 "해당 투자의 본격적인 자금 소요는 2024년 이후에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샤힌 프로젝트뿐만 아니라 미래 성장사업인 연료전지, 탄소배출권 등에 벤처캐피털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며 기회가 되면 사업성이 검증되는 곳에 투자금을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