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3분기 증시 입성 전망기업가치 4조~5조 기대솔루션·에너지 재무구조 개선, 기업가치 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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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그룹이 3세 경영의 '키'로 꼽히는 한화종합화학의 코스피 입성을 위한 기업공개(IPO)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한화는 이번 IPO를 통해 앞서 삼성그룹으로부터 인수할 당시 맺었던 약정 이행은 물론, 주요 계열사의 재무구조 개선, 경영권 승계에 대한 실마리를 풀겠다는 방침이다.한화종합화학이 상장하는 주된 목적은 삼성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서다. 삼성은 지난 2015년 방산·화학 부문을 한화에 넘기며 종합화학 지분 24.1%(삼성물산 20.05%, 삼성SDI 4.05%)를 남겨뒀다. 당시 한화 측 인수가액만 2조원에 달해 재무부담이 컸던 점을 감안한 조치였다.양측은 2021년 4월말까지 한화종합화학을 상장하겠다는 내용을 계약서에 포함했다. 해당 기간 한화 측 요청에 따라 최대 1년까지 연장 가능하다. 상장이 무산될 경우 삼성그룹은 보유 지분을 일정 금액에 되파는 주식매도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다. 주식매도청구권 행사에 따른 현금 유출을 막기 위해선 2022년 전에 IPO를 성사시켜야 하는 셈이다.13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종합화학은 한국투자증권과 KB증권을 상장 대표 주관사로, 대신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각각 선정했다.IPO는 이르면 3분기에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연간 실적을 기반으로 지정감사를 받지 않았기 때문에 올해 1분기 실적으로 외부법인의 회계 투명성을 검토 받아야 한다.상반기 내 감사보고서가 나온 뒤 한국거래소로부터 약 두 달간 상장 예비심사를 받는다고 가정하면 공모는 이르면 8월 말쯤 가능할 전망이다. 한화종합화학의 지난해 매출은 1조1950억원, 영업이익은 2440억원이다. 자기자본은 3조3930억원 규모다.한화종합화학의 IPO는 한화家 경영승계 와도 맞닿아 있다.
김승연 회장의 장남 김동관 사장이 이끄는 한화솔루션과 삼남 김동선 상무가 경영 수업을 받는 한화에너지가 한화종합화학의 주요 주주이기 때문이다. 한화에너지와 한화솔루션은 각각 39.16%, 36.04%의 지분을 갖고 있다. -
현재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는 한화종합화학을 지분율 기준 관계기업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번 상장으로 삼성 계열사들이 엑시트에 성공하면 종속기업을 변경 가능성이 높다.이 경우 연결재무제표에 자산, 이익 등이 종합적으로 반영되면서 한화종합화학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의 자산과 수익성은 확대된다. 양사의 재무구조 개선에 보탬이 될 전망이며 수익성 제고에도 일조할 것으로 보인다.지배구조는 에이치솔루션→한화에너지→한화종합화학으로 이어진다. 에이치솔루션은 ㈜한화와 함께 그룹 지주사 역할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김동관 사장이 50%, 차남 김동원 전무·김동선 상무가 25%씩 지분을 소유한 개인 회사다.업계에선 한화종합화학의 IPO가 마무리되면 한화솔루션과 한화에너지의 재무구조가 개선되고 더불어 에이치솔루션의 기업가치도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한화종합화학의 예상 기업 가치에 대한 전망은 다소 엇갈린다. 낙관론을 펼치는 이들은 성장성과 과거 거래 이력을 감안할 때 4조~5조원 정도로 기업가치를 추산한다. 한화종합화학의 주요 주주인 삼성물산과 삼성SDI가 2018년 보유 지분 24%의 매각을 추진할 당시 평가한 기업가치는 약 4조원이었다.보수적인 입장에선 최근 실적과 동종 기업 주가수익비율을 고려하면 4조원 이상의 기업 가치는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를 내놓고 있다. 게다가 비교적 높은 실적 변동성과 주력사업 공급 과잉 우려 등은 약점이다. 그룹 차원의 수소사업에서 한화종합화학의 유의미한 역할을 찾는 것이 과제다.IB업계 관계자는 "한화종합화학의 IPO로 계약 이행은 물론 3세 승계에 대한 실마리도 풀릴 수 있다"며 "한화종합화학의 벨류에이션에 대해선 의견이 다소 분분하지만 4조~5조원은 무난할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