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무차원 논의중"지분투자, 조인트벤처 검토 신소재-바이오-이커머스… 미래성장 3각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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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성장 과제들에 대한 다양한 투자 기회를 모색 중이다. 엔지켐생명과학과의 협력도 검토 중인 여러 사업의 하나다."(롯데그룹 관계자)시장에 롯데의 엔지켐생명과학 지분투자설이 파다하다. 하지만 당사자인 롯데는 실무 차원에서 논의 중이나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지난 3월23일 롯데의 바이오 사업 진출이 수면으로 떠 올랐다. 당시 롯데 측은 조회공시를 통해 "바이오 사업에 대해 검토 중이며 구체적인 사항이 결정되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롯데의 바이어 진출 의사를 기정 사실화한 것으로 투자는 8부 능성을 넘었다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신 회장의 신사업 찾기는 더욱 분주해지고 있다. 지난해 유통과 화학 등 주력업종이 경기에 민감한 탓에 코로나19 사태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신 회장은 15일 롯데정밀화학 인천공장과 롯데알미늄 안산1공장을 잇달아 찾아 고부가 소재에 대한 투자 확대 방침을 밝혔다.17일 롯데에 따르면 신 회장은 "고부가 배터리 소재에 대한 투자를 더욱 확대해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말했다.신 회장은 아울러 신소재에 이어 신사업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설 의지를 표명했다. 그는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요소에서 신규 사업의 기회를 선제적으로 발굴해 지속가능한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롯데가 그리는 신사업은 신소재와 함께 바이오와 이커머스 사업으로 가닥이 잡히는 모양새다.바이오사업은 유통과 화학에 비해 경기에 덜 민감한데다 미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산업으로 꼽힌다.시장 일각에 따르면 롯데는 엔지켐생명과학 지분 일부를 인수해 2대 주주에 오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엔지켐생명과학은 최대주주인 손기영 회장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18.96%다. 롯데는 최대주주의 보유 지분 일부 매입 또는 제3자 배정 방식 유상증자 참여 등으로 지분을 확보할 것으로 알려졌다.엔지켐생명과학은 지난 1999년 설립된 신약 개발 회사로 녹용에 들어간 성분을 화학적으로 합성한 신약(EC-18)을 개발하고 있다. 구강점막염 치료제 등으로 미국에서 임상 2상을 하고 있다. 원료의약품(API)을 생산하는 공장도 가동하고 있다.바이오 사업에 힘을 싣는 롯데는 엔지켐생명과학과 별도의 조인트벤처(JV)도 설립도 검토 중이다. 투자금액은 조인트벤처와 지분 인수 등을 합쳐 최소 1500억원 이상이 될 전망이다.신 회장은 여기에 300억원 규모 중고나라 지분인수 등 이커머스 외형확장을 적극 꾀하고 있다. 롯데는 자체 플랫폼은 있지만 온라인쇼핑 점유율이 낮은 탓에 이베이코리아를 인수해야할 필요성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최근 롯데는 이베이코리아 인수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롯데가 이베이코리아를 품을 경우 업계 빅3로 단번에 올라갈 수 있다. 반면 경쟁사가 인수한다면 온라인 시장에서 생존마저 휘청거릴수 있다. 강희태 롯데쇼핑 부회장은 "인수전에 충분히 관심 있다"고 인수 의지를 내비쳤다.롯데온의 새 수장으로 나영호 전 이베이코리아 전략기획본부장을 영입했다. 그동안 이커머스 업계에서 쌓은 사업 노하우로 롯데온 살리기에 나서는 것은 물론 이베이이코리아에 인수를 위한 사전 포석으로 분석됐다.재계는 롯데의 신소재-바이오-이커머스 등의 투자를 중장기 그룹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신 회장의 승부수로 보고 있다.롯데쇼핑은 최근 자산 매각을 통해 1조5000억원의 현금을 마련하는 등 '곳간'을 채우며 실탄을 마련해둔 상황이다. 롯데의 자금 확보는 적극적으로 지분투자와 인수전에 나설 의지가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재계에선 해석했다.업계 관계자는 "과감한 혁신을 주문한 신동빈 회장의 주문처럼 과감한 투자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롯데그룹이 묘수를 짜는 데 있어 바이오나 이커머스는 포함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베이코리아는 매력적이지만 자금 여력이 부담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