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통 5000만원 갖고 있으면 3년뒤 주담대 8000만원 7월 DSR 시행? "저소득자 주택마련 막으려는 꼼수"
  • 여당이 추진중인 무주택 실수요자에 대한 주택담보대출비율(LTV)이 90%까지 완화되더라도 오는 7월부터 적용되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규제로 저소득자는 여전히 집 사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소득이 적은 경우 LTV를 높여도 소득기준 대출규제인 DSR에 막혀 혜택은 제한적일 수밖에 없어서다.

    17일 국회 관계자에 따르면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지난 12일 열린 당 부동산특별위원회서 무주택 실수요자 LTV를 90%까지 완화하는 내용에 대해 "꼭 가능할 수 있게 하겠다"고 거듭 실행의지를 밝혔다.

    현재 투기지역·투기과열지구 주택담보대출에는 LTV가 40% 적용된다. 다만 부부합산 연소득이 8000만원이하(생애최초 9000만원이하)인 무주택자가 6억원이하 집을 살땐 10%p 가산해 50%까지 허용해 준다. 당정은 이를 9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얘기다.
     
    그러나 부동산업계는 소득기준 대출규제인 DSR을 무주택자에게도 동일하게 적용해 소득이 적은 경우 LTV 완화혜택은 제한적이라고 입을 모았다.

    예를들어 6억원짜리 집을 매매할때 LTV를 90%까지 허용하면 5억4000만원까지 은행대출을 받을 수 있다. LTV가 40%일때 받을 수 있는 대출가능금액 2억4000만원보다 3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오는 7월부터 정부가 규제지역에서 6억원초과 주택을 담보로 주택담보대출을 받을 경우 DSR을 40%까지 규제하기로 했다. DSR은 모든 가계대출의 1년치 원리금상환액을 연소득으로 나눈 값이다. 쉽게 말해 연간 원리금상환액이 연봉의 40%를 넘으면 추가대출이 안된다는 얘기다.

    일례로 연봉 5000만원 직장인 A씨가 서울에서 7억원짜리 아파트를 산다고 가정할때(금리 연 3%, 원리금 균등방식, 30년 분할상환) DSR 40%를 적용하면 주택담보대출은 2억8000만원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런데 A씨가 5000만원 마이너스통장(금리 연 3%)이 있다면 올 7월이후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2억3000만원으로 5000만원 줄게 된다. 여기에 내년 7월부터는 1억7000만원으로 감소해 대출가능금액은 총 1억1000만원이 된다.

    이는 DSR 산정 만기기준이 현행 10년에서 7년(2021년 7월), 5년(2022년 7월)으로 점차 줄어들기 때문이다. 상환기간이 줄면 1년에 갚아야 할 원리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총 대출가능금액도 덩달아 줄 수밖에 없다.

    특히 2023년 7월부터는 총 대출액 1억원에 대한 DSR 규제가 적용돼 A씨가 받을 수 있는 주택담보대출은 8000만원으로 떨어진다. 결국 연봉이 5000만원인 A씨가 2023년 7월이후 서울에 7억짜리 아파트를 구입하려면 주택담보대출 8000만원에 마이너스통장 2000만원을 합친 1억만 대출이 가능해진다.

    연봉이 적을수록 대출가능금액도 덩달아 줄어든다. 연봉 3000만원 직장인의 경우 연간 원리금상환액은 1200만원을 넘을 수 없다.

    최신영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DSR 40% 규제내에선 적어도 연봉 6000만원이상은 돼야 6억원짜리 집을 살때 LTV 90% 최대한도까지 대출을 받을 수 있다"면서 "서울을 기준으로 6억원초과 주택이 전체 약 83.5%에 달하는 점을 감안하면 대부분의 아파트가 DSR 규제속에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 회원수 150만명의 네이버카페 '부동산스터디' 여론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 회원은 "2년동안 그렇게 일관되게 규제정책을 내세워 집값을 폭등시켰는데 또 규제를 한다? 여튼 현 정부는 부동산가격 띄우는덴 역대급 고수"라고 힐난했다.

    또다른 회원은 "언뜻 보기엔 국민들의 부채비중이 너무 많아져 재정건전성이 악화되자 정부차원에서 DSR을 강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의 주택구입 수요를 줄이려는 꼼수"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