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GF-11번가, 헬로네이처에 200억원 유상증자…2년간 400억원헬로네이처, 지난해 159억원 영업손실 기록…올 1분기 적자 늘어BGF-11번가, 추가출자의무 400억원 모두 소진…적자 부담 커질듯
  • BGF와 11번가가 합작사 새벽배송 전문기업 헬로네이처에 추가 유상증자를 단행하면서 업계의 시선을 끌고 있다. 여전히 수익성이 나지 않는 가운데 양사가 계약한 추가출자의무 400억원을 최근 2년간 모두 투자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벽배송의 선발주자인 쿠팡과 마켓컬리 등도 여전히 적자를 면치 못하면서 우려도 적지 않다.

    21일 BGF 등에 따르면 BGF는 지난 4월 1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헬로네이처에 대한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지난달 16일 납입된 유상증자 규모는 총 200억원으로 각사의 지분비율대로 BGF가 50.1%, 11번가가 49.9%를 부담한다. 

    BGF는 이 유상증자 과정에서 총 100억2000만원을, 11번가는 99억8000만원을 각각 참여했다. 이번 증자는 지난해 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가 이뤄진 이후 두 번째다. 2년간 유상증자 총액은 400억원 규모. 

    주목할 점은 여전히 헬로네이처의 수익성 개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헬로네이처는 지난해 1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전년 보다 적자 폭이 4억원 가량 증가한 수치다. 지난 1분기의 영업손실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여전히 영업이익을 내지 못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이 427억원으로 전년 대비 두 배 가깝게 성장했지만 여전히 수익성을 내기는 어려운 환경인 것이 주효했다. 새벽배송 시장은 쿠팡, 마켓컬리 등 선발기업의 독주에 이어 롯데그룹, 신세계그룹, 현대백화점그룹 등 주요 유통업계가 모두 앞다퉈 뛰어드는 중이다. 무엇보다 쿠팡, 마켓컬리가 창사 이래 단 한번도 흑자를 낸 적이 없을 정도. 단기간 내 헬로네이처가 새벽배송을 통해 수익을 기록할 가능성이 낮다고 평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부진은 BGF에도 고스란히 부담요인이다. BGF는 별도 기준 1분기 영업이익이 188억에 달했지만 종속회사의 실적이 포함된 연결기준 영업이익으로는 31억원 규모의 적자를 기록했다. 

    문제는 이번 유상증자로 BGF가 지난 2018년 SK텔레콤으로부터 헬로네이처의 경영권을 인수하던 당시 맺었던 추가출자의무 계약의 총액인 400억원을 모두 채우게 됐다는 점이다. 향후 헬로네이처가 여전히 수익을 내지 못할 경우 추가 유상증자는 BGF리테일 혼자서 참여하거나 11번가와 참여하더라도 상당한 협의를 거쳐야 하는 상황이 됐다. 2대 주주인 11번가는 지속적으로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만큼 투자재원의 여유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당분간 BGF의 부담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다만 새벽배송 시장이 빠르게 커져가는 만큼 신성장동력으로서 주효하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헬로네이처는 지난해 내부 시스템 구축과 앱 개편을 완료했으며, 지난 1분기에 기존 대비 4배 이상의 물량을 처리할 수 있는 곤지암 물류센터로 이전한 바 있다. 

    박종렬 현대차증권 애널리스트는 “BGF가 예상보다 영업손실이 컸던 것은 헬로네이처의 사업확장을 위한 비용 증가 때문”이라며 “향후 성장을 위한 투자비용으로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와 관련 BGF 관계자는 “헬로네이처는 계속해서 비즈니스 체력을 키우는데 투자를 하고 있다”며 “계속해서 관련 사업이 커나가고 있는 상황에서 지속적인 투자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