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해외주식 거래액 27조4360억원, 3개월 만에 50.6% 감소 순매수 하락 지속…지난달 서학개미 매도 우위, 547억원 순매도미국 고용지표·물가지표 등 변동성 확대…롤러코스터 장세 전망
  • 최근 석 달 동안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가 반토막 났다. 순매수 기조를 이어가던 서학 개미들이 지난달 매도 우위로 돌아선 가운데 향후 투자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7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세이브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액(매수 결제액+매도 결제액)은 245억7326만달러(약 27조4360억원)이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지난 2월 497억2948만달러(55조5229억원) 대비 50.6% 줄어든 금액이다. 

    해외주식 거래규모는 작년 10월 이후 증가세를 유지해오다 올해 3월부터 상승 추세가 꺾였다. 최근 3개월 간 국내 투자자의 해외주식 거래액을 살펴보면 지난 3월 419억7747만달러(46조8678억원), 4월 256억232만달러(28조5849억원), 5월 245억7326만달러(27조4360억원) 등이다. 

    그간 해외주식 매수 공세를 펼쳤던 국내 투자자들은 지난달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총 4900만달러(547억원)를 순매도했다. 월간 기준 해외주식 순매도 결제(매도 결제액-매수 결제액)는 2019년 8월(2억5531만달러) 이후 처음이다.

    올해 들어 해외주식 순매수 규모는 감소 흐름을 보였다. 지난 1월 52억130만달러(5조8072억원)에서 2월 31억9888만달러(3조5715억원), 3월 30억2687만달러(3조3795억원), 4월 22억6006만달러(2조5233억원) 등으로 꾸준히 줄었다. 

    미국 주식 순매수 규모가 급격히 줄어든 점이 주목된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는 2억6333만달러(2940억원) 규모의 미국 주식을 순매수했다. 이는 전월 순매수 결제금액(21억43만달러)보다 87.5% 감소한 수치다. 

    인플레이션 우려로 시장 변동성이 커지자 국내 투자자들의 매수 강도가 급격히 둔화됐다. 미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조기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과 금리 인상 가능성이 제기되며 주가의 발목을 잡았다. 5월 한 달간 나스닥 종합지수는 1.53% 내렸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55% 오르는 데 그쳤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78% 상승한 것과 반대 흐름이다.

    해외주식 순매수 상위종목인 테슬라가 주가 하락 흐름을 같이 했다.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가 연일 트위터로 변덕스러운 발언을 쏟아내며 시장 혼란을 키우는 악순환이 이어졌다. 지난달 국내 투자자들이 사들인 테슬라 주식은 8080만달러(897억원)로 전월 대비 44.5% 감소했다. 

    이외 유로시장(447만달러)과 일본(2120만달러)의 순매수 금액도 각각 76.5%, 49.7% 감소했다. 홍콩(-5732만달러)과 기타국가(-3억5417만달러)는 순매도로 전환했다. 반면 중국은 전월 대비 55.1% 늘어난 7348억만달러를 순매수했다. 

    이달 들어 4일까지 해외주식 순매수 금액은 1억5870만달러(1763억원)이다. 첫 주 집계된 금액인 데다 절대적 순매수 규모가 적은 만큼 국내 투자자의 매도가 진정됐다고 판단하기는 이르다. 롤러코스터 장세가 예상되면서 투자 전략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달 증시에서 주목해야 할 2가지 경제지표 예상치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며 "우선 5월 고용지표가 전월의 부진을 이어가지 않을 경우 둘째 주 미국 증시는 사상 최고치 경신이 가능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다만 주후반 발표되는 미국 5월 물가지표를 확인하자는 심리로 연결되면서 전월보다 높게 예상되는 증가율 예상치가 인플레이션과 조기 테이퍼링 우려를 높이는 단기 모르핀 효과로 작용할 수 있다"며 "5월 물가지표로 인한 변동성 확대는 남은 하반기를 염두에 둔 좋은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