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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신창재 회장과 사모펀드 어피니티간 풋옵션 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다.
딜로이트 안진회계법인에 이어 삼덕회계법인도 검찰에 기소되면서 '회계 스캔들'로 확대되는 양상이다. 향후 재판이 국제상공회의소(ICC) 중재 결과에 결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
1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재판장 양철한)는 내달 7일 안진회계법인 회계사 A씨 등에 대한 3차 공판준비기일을 진행한다.
앞서 2차 공판준비기일에서 검찰과 변호인 측은 증거목록 및 증인 신청 등을 놓고 신경전을 펼쳤다. 3차에서 관련 내용들이 정리되면 하반기부터 정식 공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특히 검찰은 지난 5월 기소한 삼덕회계법인의 수사자료를 증거목록으로 요청해 눈길을 끌었다.
삼덕회계법인은 어펄마캐피탈의 의뢰를 받아 교보생명의 기업가치평가 업무를 직접 수행하지 않았지만, 안진회계법인의 보고서를 표지만 바꿔 제출해 허위보고 위반 혐의를 받고 있는 곳이다.
어펄마캐피탈은 교보생명 지분 5.33%를 보유하고 있으며, 어피니티가 풋옵션을 행사한지 한 달만인 2018년 11월 돌연 신창재 회장을 상대로 풋옵션을 행사한 사모펀드이다.
어펄마캐피탈은 어피니티처럼 안진회계법인에 가치평가 업무를 의뢰했지만, 안진은 면책 동의서가 없으면 해당 업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결국 마감시한이 3일 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삼덕에 급하게 접촉해 승낙을 받았다. 다만, 삼덕 회계사 B씨는 안진 보고서를 표지만 바꿔 거의 그대로 신 회장 측에 풋옵션 가격 제시용 근거로 제출했다.
삼덕 재판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검찰이 어피니티와 안진회계법인 관련 재판에 중요한 자료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재판부가 이를 수용할지에 따라서 흐름이 달라질 수 있다.
즉, 국내 5대 회계법인 중 안진과 삼덕 2곳이 신창재 회장을 놓고 '회계 스캔들'에 휩싸이게 된다. 신 회장과 어피니티간 풋옵션 분쟁이 회계법인들의 부정으로 주식가치가 부풀려진 것으로 전개될 수 있다는 얘기다.
이는 이르면 9월, 늦어도 연내에 결정될 국제상공회의소 중재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풋옵션 분쟁의 핵심은 교보생명 주식가치가 부풀려졌는지 여부다.
2018년 10월 어피니티(교보생명 지분 24% 보유)는 안진회계법인이 평가한 주식 가치(40만9000원)를 기준으로 풋옵션을 행사했다. 하지만 신 회장은 풋옵션 행사가격이 행사일인 2018년 10월 기준으로 책정돼야 하는데, 주요 보험사들의 주가가 높았던 2017년 6월부터 2018년 6월까지의 평균 주가로 책정됐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안진과 삼덕의 법 위반이 인정될 경우 풋옵션 분쟁 관련 국제상공회의소 중재도 신창재 회장에게 유리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2012년 어피니티 컨소시엄은 교보생명에 1조2000억원을 투자했다. 대우인터내셔널(현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보유 중이던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000원에 매입하면서 신 회장의 백기사 역할을 했다.
교보생명이 2015년 9월까지 기업공개(IPO)에 실패할 경우 신 회장에게 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로 풋옵션이 주어졌다. 풋옵션 계약은 신 회장과 어피니티간에 이뤄진 것으로 비밀유지 조항 등이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