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질’ 직결되는 요소… 혼자가 아닌 ‘함께’의 가치‘상담과 지지’ 기반 형성돼야 우울감 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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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투병은 힘들고 고단한 과정이다. 그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다양한 어려움을 만날 수 있다. 암 환자 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겪을 수 있는 각종 심리적 어려움에 대한 적극적인 완화와 해소가 필요하다. 필요하다고 느낄 때는 고민하지 말고 언제든지 도움을 받아야 한다.18일 강원섭 경희대병원·후마니타스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암으로 인한 스트레스 관리 유무가 환자의 삶의 질을 좌우한다”며 적극적 치료 개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암을 앓는다는 것은 사람이 일생에서 겪을 수 있는 가장 큰 스트레스 경험 중 하나다. 암의 진단과 치료는 환자는 물론 가족에게도 심리적 스트레스가 되고, 암의 실제 증상들이 심리적 스트레스를 일으키기도 한다.강원섭 교수는 “암 진단 후 경과에 따라 여러 심리적 변화를 겪을 수 있는데 암으로 진단받았을 때, 치료를 받을 때, 재발했거나 전이됐을 때, 항암치료를 중단할 때 정서적 어려움이 동반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그러나 암환자가 항상 스트레스에 노출되는 되는 것은 아니다.그는 “암 투병은 오히려 나은 점을 발견하거나 심리적으로 성숙하는 계기가 되기도 한다”며 “이러한 스트레스를 다룰 수 있는 능력은 주변에 정서적 지지자의 존재 여부, 인격과 대응 양식과 밀접하게 연관됐다”고 밝혔다.◆ 혼자가 아닌 ‘함께’의 가치암 치료 과정에서의 정신적인 문제들을 넓은 스펙트럼의 디스트레스로 이해하고 정신적 증상을 적극적으로 조절하려는 접근법이 필요하다.정서적인 어려움의 양상은 크게 치료방법 및 성공 확률에 대해 가지는 무력감과 개인적 통제감의 상실, 의사와 환자의 치료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질병은 물론 치료가 통증을 일으키고 기능을 제한하는 것 등으로 구분할 수 있다.강 교수는 “초기에는 불안, 슬픔, 두려움, 분노를 보이거나 무감각, 무감동을 보이고 죄책감을 느끼기 쉽다”며 “신체적인 호소가 많아지고 일상적인 활동이 어려워짐에 따라 식욕 및 수면의 장애, 기분장애, 불안증, 불면증이 주로 동반되는데 통증, 피로 등의 증상도 매우 흔하게 나타난다”고 말했다.암 환자 스트레스 관리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치료 형태는 정신사회적 개입이다. 디스트레스를 경감하고 자존심과 통제감을 향상시키는 것이 목적이다. 치료 중에 비슷한 문제를 가진 동료 암환자들로부터 정보와 조언, 정서적인 지지를 받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그는 “고립감과 소외감에 시달리는 암환자들은 다른 환자들도 나와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다는 것을 발견하고 혼자가 아니라는 점에서 많은 위안을 받는다”며 “다른 환자들의 여러 가지 감정반응을 관찰하며 투병생활 적응에 도움이 되는 대처방법을 배울 수 있다”고 말했다.◆ 통증 정도에 따라 변하는 기분, 적극적인 개입 필요통증은 우울증과 관련이 많다. 통증이 심하면 일시적으로 우울증이 악화될 수 있고 우울하면 통증 역치가 떨어진다. 불안은 정서적 고통의 가장 흔한 형태로서 암에 대한 심리반응 중에서 가장 흔하다. 불면증은 동반된 신체증상을 파악하여 해결하는 것이 우선이다.강원섭 교수는 “통증은 수면, 식욕, 기분에 영향을 주며, 반대로 불안, 우울, 초조, 분노, 불면 등이 통증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상호 간의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치료목표는 감정과 문제, 기존의 갈등을 풀어가도록 하는 것이다. 사회적 지지가 질병의 경과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적극적인 문제 중심적 치료와 도피사용의 최소화가 정신·신체적 증상을 줄이고, 문제해결 및 정서적 통제가 가능한 경우 기능·심리적 장애가 적다.강 교수는 “상황에 대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얻고, 누군가로부터 공감을 얻고, 자신의 감정을 다른 사람에게 이야기하는 것과 같은 개입을 촉진하는데 목표를 둔 상담 및 지지가 불안과 우울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