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신규택지사업 통한 주택공급 의지 강조과천정부청사 개발 취소 이후 태릉·용산 반발 확산일각선 "공급물량 변동 불가피… 협의점 찾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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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지난해 8.4대책에서 발표한 신규택지사업을 차질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지속적으로 밝히면서 관련 지자체 및 주민과의 갈등의 골이 더욱 깊어질 것으로 우려된다.정부는 신규택지사업을 통해 주택공급에 속도를 낸다는 구상이지만 일각에선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할 경우 사업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7일 열린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신규택지사업이 흔들림 없이 추진되도록 정책역량을 집중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를 두고 최근 정부가 과천정부청사 개발 계획을 백지화하자 주택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확산되는 점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온다.앞서 정부는 지난해 8.4대책을 통해 과천정부청사 일대를 비롯 태릉CC, 용산 캠프킴 등 신규택지를 개발, 3만3000가구 규모의 주택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관련 지역 주민들은 교통난, 그린벨트(개발제한구역) 훼손, 베드타운화 등을 이유로 개발 반대 목소리를 내왔으며, 결국 정부가 지난 4일 과천정부청사 개발 계획을 철회하면서 논란이 커진 상태다.이날 홍 부총리는 "용산 캠프킴은 올해 4월부터 토지정화 작업에 착수했고, 조달청 부지는 대체청사 부지를 확정하고 대체청사 신축 전 임시 이전을 위한 청사 수급관리계획을 승인하는 등 조기 공급을 위해 필요한 조치를 착실히 이행하고 있다"며 "태릉CC도 하반기 중 서울시 등과 협의를 신속히 마무리한 후 필요한 절차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다만 여전히 거센 지자체 및 주민 반발에 대해선 별다른 대안을 내놓지 않으면서 사업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실제로 용산 캠프킴 개발과 관련해 용산구 주민들로 구성된 용산비상대책위원회는 반대 서명운동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당초 용산 캠프킴이 복합시설 조성지구로 지정됐던 만큼 주거지역으로 개발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태릉CC의 경우 공급예정 물량은 1만가구로 가장 규모가 크지만, 인근 주민들과 환경단체 등의 반발이 거센 상황이다. 노원구 주민들로 구성된 '초록태릉을지키는시민들'은 개발 반대 집회 등을 통해 목소리를 높이고 있으며, 지난해 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록된 관련 글에는 2000명 이상이 동의 의사를 나타내기도 했다.지자체인 노원구는 이같은 반발을 고려해 공급예정 물량의 절반인 5000가구로 축소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했지만, 개발 반대 목소리는 좀처럼 사그라 들고 있지 않다. 더욱이 정부가 과천정부청사 개발 계획을 취소한 이후 형평성 문제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관련업계에선 정부의 신규택지사업에 대한 의지에도 불구, 해당 지역 지자체 및 주민들과 갈등이 좁혀지지 않을 경우 당초 계획한 공급물량에 변동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부동산업계 한 전문가는 "과천정부청사 개발 취소 결정은 신규택지사업 반대 여론에 불을 붙인 사례로, 정부는 차질 없이 주택공급에 나서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내년 대선 등에 따라 반대 여론을 의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당초 지역 의견을 제대로 수렴하지 않은 것이 문제로, 지자체 및 주민과 협의점을 찾으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