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몸값만 8조… 22일 한온시스템 예비입찰19.49% 보유 한국타이어 우선매수권 이달 말 만료단순 지분매각시 1조 차익… 신사업 투자자금 가능
  • 한국타이어가 한온시스템 인수전에서 한발 물러설 전망이다.

    이달 말까지 우선 매수권을 갖고 있지만 M&A에 뛰어들기 보다 동반 매도쪽에 무게를 두는 모양새다.

    예비입찰이 하루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21일 "여러 방안을 검토중이지만 현재까지 구체적으로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밝혔다. 이전과 달라진 내용이 없다는 설명이다.

    7조~8조에 달하는 몸값 부담과 시너지 효과 등에 대한 고민이 깊다는게 주변의 전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1조 안팎의 현금성 자산을 보유한 만큼 재무적 투자자들을 영입할 경우 인수를 못할 바도 아니지만 부담을 떨쳐내지 못하는 모습"이라며 "경영권 분쟁 여파도 남아있는 만큼 사업 확장을 추진할 여력이 있을지도 불투명해 보인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국내외 OEM과의 관계 설정, 타이어와 공조시스템 부품의 시너지가 낮은 점 등을 감안하면 한온시스템 지분을 무리하게 사들이기보다 매각해 차익을 얻는 것이 매력적 선택지가 될 것이라며 동반매도에 힘을 싣는 분위기다.

    19.49%의 지분으로 한앤컴퍼니 2대주주인 한국타이어가 지분 매도시 얻는 차익은 1조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

    한온시스템의 시가총액은 지난 18일 기준 9조7000억원 수준이다. 50.50%의 한앤컴퍼니와 19.49%의 한국타이어 지분을 합한 69.99%의 가격은 대략 8조원 안팎이 될 전망이다. 경영권 프리미엄이 감안된 금액이다.

    한국타이어가 우선매수권을 접을 것으로 보이자 제3자 매각 기대에 따른 참전 기업도 늘고 있다.

    22일 실시될 예비입찰에 LG와 SK, 한라 등 국내 대기업과 프랑스 발레오, 독일 밀레 등의 이름이 오르내린다.

    LG는 LG전자가 글로벌 사모펀드 운용사인 칼라일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온시스템을 인수할 경우 미래차 주요 부품 시장을 아우르며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4대 그룹 중 가장 활발한 투자 행보를 보이고 있는 SK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칼라일 외에도 KKR, TPG, 베인캐피탈 등 글로벌 PEF 역시 관심을 보이고 있다. 물밑에선 SI-FI 간 짝짓기가 한창이라는 전언이다.

    이상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사모펀드 성격상 대략 5년이 지나 매각을 진행하는 것으로 한국타이어 보유지분도 포함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한국타이어는 우선매수권보다 동반매도권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만 가격 산정의 근거가 되는 납품처 물량 개런티 여부에 따라 인수가격 변화 가능성이 있어 이 부분은 지속적인 팔로우업이 필요해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