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별도로 활동하겠다"… 사회적 합의 무색2시간 지연 출근에 배송 지체 속출
  • ▲ 택배노조 업무 거부로 현장에 쌓여있는 물량들
    ▲ 택배노조 업무 거부로 현장에 쌓여있는 물량들
    택배노조원 일부가 사회적 합의 이후에도 업무거부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 강원, 울산 등에선 산발적으로 태업이 계속되고 있다.

    일부 지회장은 “본조 합의와 상관없이 활동하겠다”며 강경 입장이다.

    1일 현재 태업 참여 조합원은 900여 명으로 추산된다. 이들은 오전 7시로 정해진 출근 시간을 임의로 2시간 늦춰 9시부터 작업을 시작하고 있다. 배송도 평소보다 2시간 늦은 11시에 출발한다. 

    이들은 사회적 합의기구에서 논의한 추가 분류인력 도입, 분류 배제 시점까지 별도 수수료 지급 등을 당장 시행하라고 주장한다. 택배노조 본조는 지난달 합의기구 회의에 참석해 내년 초부터 해당 건을 시행하는 데 합의했다.

    참여 인원 중 500명은 토요일 출근도 거부하고 있다. 앞서 합의기구 회의에서 언급된 ‘택배업 주 5일제 도입 논의’ 건을 당장 시행하라는 주장이다. 

    태업 지역의 혼란은 심각한 상황이다. 배송기사가 몇 명 없는 소규모 지역에서는 일주일째 배송이 지연 중이다. 현장에서는 “전국규모 총파업 때보다 더 어수선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현장 관계자는 “노조원 6500여 명이 참여한 전국단위 총파업보다 현장 혼란이 더욱 심각한 상황”이라며 “총파업 때는 본사 차원에서 집화를 제한해 물량 유입이 적었지만, 총파업 철회 후 집화가 재개되며 물량이 쏟아져 매우 곤란하다”고 토로했다.

    택배노조는 지난달 9일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했었다. 이후 16일에는 노사합의 후 파업을 철회했다. 이후에도 지역 곳곳에서 지연 출근과 업무거부 등의 문제가 이어져왔다.

    합의기구는 △2022년부터 택배기사 분류업무 전면 배제 △분류인력 3000명 추가 투입 △분류 배제 시점까지 별도 수수료 지급 △기사 최대 작업시간 일 12시간, 주 60시간 제한 등의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도출한 상태다.

    갈등의 원인은 배송 전 이뤄지는 ‘분류’ 작업이었다. 분류는 배송 전 터미널에서 택배기사가 담당구역 물량을 전달받아 차에 싣는 행위다.

    노조는 분류를 장시간 근무 원인으로 지적하며 전국단위 총파업과 태업을 이어왔다. 합의기구는 결국 노조 측 주장을 모두 수용했다, 택배업 과로 논란으로 발족된 과로사 합의기구는 정부, 여당, 업계, 노조 등으로 구성됐었다.

    업계는 올 하반기 중 생물법 시행, 택배업 표준계약서 마련 등 굵직한 현안 논의를 앞두고 있다. 앞선 합의문은 각 현안의 논의 기틀로 활용될 전망이다. 업계는 합의 도출 이후에도 노조의 태업과 업무거부가 이어지고 있어 추후 논의 과정이 매우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지역 조합원은 합의문을 자신들의 입맛대로 해석해 태업을 이어오고 있다”면서 “소비자, 화주보호 등 자신들이 약속한 합의 내용 조차 이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