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호텔, 라방 판매 성과 '톡톡'명품 라방행도 가속화라방 특성, 프리미엄서 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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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브커머스, 이른바 ‘라방’이 유통업계에서 가장 뜨거운 채널로 급부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모바일 중심, 쌍방향 소통을 강점으로 하는 ‘라방’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3조원에 불과했던 ‘라방’ 시장은 2023년에는 약 9조원대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야말로 돈을 싸들고 ‘라방’으로 모이는 ‘골드러시’가 시작되고 있다는 평가다. 코앞으로 다가온 ‘라방’ 시대를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유통가 전반에 걸쳐 ‘라방’ 판매가 이어지는 가운데 명품, 특급호텔, 고가제품 등 '프리미엄' 브랜드를 중심으로 ‘라방’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 성과 역시 프리미엄 브랜드의 경우가 두드러진다. 소비자에 친숙하면서도 편리하게 접근할 수 있는 제품의 경우에도 ‘라방’ 판매 확대가 가속화되고 있지만, 시장에서는 프리미엄 브랜드의 ‘라방’ 성과를 눈여겨 보는 분위기다.

    8일 밀레니엄 힐튼 호텔 서울에 따르면 지난달 11번가와 진행한 '11라이브'는 단 1시간 방송으로 누적 시청자만 15만명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밀레니엄 힐튼 서울 관계자는 "럭셔리 호텔을 라이브 방송을 통해 직접 방문하지 않고 한시간 동안 비대면으로 둘러볼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점 또한 전국 소비자들과의 터치포인트를 확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며 "객실부터 수영장이나 기존 식음료 업장 뿐만 아니라 새로이 오픈한 식업장까지 모두 영상에 담아 보여드릴 수 있어서 라이브 방송을 진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전 객실 리모델링 오픈 이후 두 차례에 걸쳐  ‘라방’을 진행한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서울 파르나스 역시 준비했던 물량은 모두 팔아치웠다.

    인터컨티넨탈 담당자는 라이브 쇼핑방송을 주목하는 이유로 "최근 호캉스를 하나의 문화로 즐기는 MZ세대들에게 호텔을 알리고 경험하게 하기에 적합한 채널"이라며 "방송 중 고객들이 제공하는 피드백도 호텔상품을 만들거나 개선하는데도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특급호텔의 ‘라방’ 행은 시장의 관심사였다. 콧대 높던 특급호텔이 ‘라방’이라는 새로운 판매 채널을 확장한 것이다. 같은 맥락에서 하이엔드 명품 브랜드들의 ‘라방’ 진출 역시 업계의 관심사다.

    롯데면세점은 '럭스몰' 해외 유명 브랜드들을 최대 72% 할인 판매하는 ‘라방’ 을 진행했고,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업계 최초로 자체 방송 스튜디오를 만들고 ‘라방’ 사업을 본격화했다. 자사몰인 에스아이빌리지(S.I.VILLAGE) 내에 럭셔리 라이브커머스 플랫폼 S.I.LIVE(에스아이라이브)를 론칭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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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럭셔리 비즈니스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몽블랑(MONTBLANC)은 SSG닷컴 쓱라이브에서 인기 상품 20여 종을 할인 판매했다. 뷰티 명품 위주의 ‘라방’을 주로 선보이던 SSG닷컴은 몽블랑 방송을 시작으로 명품 패션·잡화로 라이브커머스 영역을 넓히며 또 한 번 주목받았다.

    GS홈쇼핑은 최근 ‘라방’을 ‘샤피라이브’로 정식으로 선보이면서 명품 특화 프로그램인 ‘펜트하우스’를 강화했다. 올 들어 모바일을 통한 명품 판매가 작년보다 6% 증가하며 MZ세대 유입도 늘어난 데 따른 전략적 선택이다.

    샤피라이브의 펜트하우스를 통해 선보이는 명품은 TV홈쇼핑 명품 판매 방송과 달리 MZ세대 사이에서 인기인 브랜드 중심으로 구성했다. 펜트하우스를 통해 총 4회의 명품 가방 라이브커머스를 진행했는데, MZ세대가 선호하는 마르니, 생로랑 등 브랜드를 소개한 방송의 시청자가 1만9000명으로 4회 방송 중 가장 많았다. 중장년층에 인기인 버버리 판매 방송(5800명)과 비교하면 3배 이상 많은 시청자가 몰린 것이다. 

    국내 대표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 ‘카카오쇼핑라이브’는 오는 27일까지 카카오쇼핑라이브 고객들을 위해 ‘워너비 명품의 주인을 찾습니다’ 이벤트를 진행하기로 했다.

    카카오커머스 관계자는 “앞으로 보다 높은 퀄리티의 라이브 커머스와 고객들을 위한 이벤트도 지속 선보여 국내 최고 라이브 커머스 플랫폼의 위치를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독일 1위 명품 주방용품 브랜드 WMF는 지난 24일 CJ온스타일에서 첫 TV ‘라방’을 진행해 완판을 기록했고, 독일 프리미엄 가전 밀레(Miele)는 첫 ‘라방’을 진행해 청소기 부문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구매액 역시 3일간 진행된 1시간 ‘라방’ 기준으로 전체 1위를 기록하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이처럼 명품을 중심으로 한 프리미엄 브랜드의 ‘라방’ 판매채널 확대는 ‘라방’ 운영 방식의 특징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라방’의 경우, 고객이 해당 시간에 시간을 할애해 접속해야 한다는 점이 기존 판매 채널과 상당히 다른 점"이라며 "이 때문에 일단 소비자들을 ‘라방’ 공간으로 끌어들이는 것이 판매의 첫 단계인데 여기에 프리미엄 브랜드력이 일단 효과가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도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에서의 프로모션이 크게 위축된 가운데 고객 접접을 늘릴 수 있는 방법이 많이 줄어든 상황"이라며 "기존 온라인 프로모션과 달리 ‘라방’은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크게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진입장벽을 낮춰 주 소비층으로 떠오르는 MZ세대를 끌어들여 충성도 있는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