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계약서·사용자성 논란 진행형'6년 계약갱신권' 갈등도 여전택배·퀵 "현장 혼란만 가중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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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 퀵 등 생활밀접 물류업을 다룬 ‘생물법(생활물류 서비스발전법)’이 내일부터시행된다. 발의부터 입법까지 숱한 논란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강행된다.
당장 택배와 퀵서비스 업계 등에서는 "현장 혼란이 가중될 것"이라고 우려한다.
지난해 12월 국회를 통과한 법안은 생활물류업 종사자 보호가 법 취지이지만 현장 상황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택배노조 등 노동계에 편향됐다는 불만도 가라앉이 않고 있다.법안 핵심인 ‘택배업 표준 계약서’는 아직 논의 초기단계에 머물고 있다. 택배사-영업점, 영업점-배송기사 간 불합리한 계약을 근절하기 위한 대책이 골자지만 국토교통부와 택배업계의 논의는 평행선이다.배송기사의 화물운송자격 상실 등 불가피한 사유를 제외하고는 6년의 계약 기간을 보장하겠다는 '6년 계약갱신권'에 쉽사리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실정이다.업계 관계자는 “택배업의 경우 물량 확대로 꾸준히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지만, 근무강도 등으로 여전히 인력난이 고민”이라며 “근태 문제가 아니라면 10년 이상 장기근무하는 기사들이 대부분이며, 사실상 영업점에서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드물다”며 "조항 자체가 지극히 형식논리에 빠져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택배사-택배노조 간 ‘본사 사용자성 성립’ 논란도 진행형이다.사측은 계약 당사자인 영업점이 배송기사의 사용자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반면 노조 측은 원청인 본사가 직접적인 사용자라고 주장한다. 통상 국내 택배업계는 본사-영업점-배송기사의 이중계약 구조를 갖고 있다.최근 CJ대한통운은 중노위 부당노동행위 판정에 대해 행정소송을 냈다. 지난달 초 중노위가 “하청 노조인 택배노조와 직접 교섭에 나서야한다”고 결정한데 대한 반발이다.또다른 업계 관계자는 “법의 기틀이 될 다양한 논쟁들이 정리되지 않은 채 시행돼 상당한 혼란이 예상된다”면서 “이후 법을 해석하는 시각에 따라 사측, 노측, 영업점 등 현장의 목소리도 모두 다를 것으로 보인다”고 걱정했다.한편 생물법은 △택배 사업자와 종사자 간 안정적 계약 유도(계약 갱신 청구권 6년 보장) △택배사업자의 업무 위탁과 영업점 관리 △부정한 대가 지급 및 수취 금지(백마진 금지) △종사자 보호, 안전운행, 서비스 개선을 위한 조치(휴식보장)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