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할 법인 MMS… 내달 1일 출범 주총서 85% 찬성… 큰 산 넘었지만 시장 평가 갈려"불확실성" 우려 여전… "재평가 기회" 기대도
  • 한라그룹 계열사 만도가 꺼내든 자율주행(ADAS)사업 물적분할에 대한 시장 반응이 여전히 밋밋하다.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전날인 3일 종가기준 주가는 6만4500원.

    5거래일 연속 하락했다가 소폭 오름세를 보였지만 급락 전 7만3400원에는 미치지 못한다. 분할 발표 이후 20% 가까이 떨어졌다가 현재도 12% 하락선에 멈춰있다.

    지난달 주총에서 85.0%의 찬성을 얻어 큰 산을 넘어섰지만 시장의 평가는 달랐다.

    전문가들은 성장을 위한 분할이란 명분은 확실하지만 향후 성장성에 대한 추가적인 로드맵 공유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문용권 신영증권 연구원은 "만도가 물적분할을 택한 명분에 시장 공감대가 형성되긴 어려울 것"이라며 "주주 입장에선 신설 법인의 구체적인 로드맵과 비전이 막연해 보인다"고 설명했다.

    신설법인 'MMS(만도 모빌리티 솔루션즈)'는 다음달 1일 출범한다. 만도는 '자율주행'과 'EV 솔루션'과 을 양대축으로 현재 6조원 규모인 매출을 2025년까지 9조4000억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조성현 만도 총괄사장은 분할을 통해 만도가 새로운 날개를 달았다고 자평했다. 무엇보다도 신설법인의 자율주행 첨단 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어 고객·주주에게 완전자율주행으로 보답하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우려섞인 시장반응에 당혹스러운 모습이다.

    일반적으로 분할에 나서는 회사는 사업 부문의 가치를 재평가받고 향후 기업공개(IPO)를 통해 자금을 조달하는 등 기업의 미래 성장 기반을 확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라는 입장이다. 

    이번 만도의 물적분할은 존속법인이 신설법인 지분 전체를 소유하는 방식이기에 기업 본질 가치에 변함이 없다. 다만 핵심 성장 동력으로 인식됐던 ADAS 지분 희석 등의 우려가 주가를 발목 잡고 있는 모양새다. 

    여기에 자금 조달을 위한 신설 법인의 IPO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모회사의 지분 가치가 희석되고 할인율이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한 몫했다는 해석도 나온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앞서 LG화학과 LG에너지솔루션의 사례를 볼 때, 기존 주주 관점에서 ADAS 가치가 희석될 수 있다는 불안을 느낄 수 있다"며 "부정적 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핵심 사업 부문을 보고 투자했는데 알짜가 빠져나가고 신설되는 회사의 주식을 직접 소유하지 못한다는 점도 불만 사항이다. "기존에 보유했던 모회사의 주식을 팔고 신설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 게 더 낫겠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경쟁사들과 대비해 자율주행 소프트웨어 내재화에 뒤쳐진다면 분할 이후에도 센서류를 양산하는 하드웨어 기업으로 머무르게 될 것"이라며 만도의 자율주행 기술 자체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 반면 신설법인 MMS의 저력 입증이 향후 주가 방향성의 키가 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성장을 가속화하기 위한 목적의 분할로 그룹 전체가 재평가되는 기회라는 설명이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물적분할 자체는 중립적인 이벤트이지만, 향후 지분 매각 가능성을 중장기 성장 동력 제고가 얼마나 빨리 만회하는지 여부가 주가 향방을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김귀연 흥국증권 연구원도 "향후 MMS의 자금 조달에 따른 존속법인의 지분 희석 가능성을 고려하면 주가 조정은 불가피하다"며 "지분 희석을 상쇄할 만한 ADAS의 수주 확대, 경쟁사 대비 기술·제품 경쟁력 확보 등이 선행돼야 향후 기업가치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