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유가가 멕시코만에서 발생한 화재 여파와 중국의 코로나19 통제에 따른 원유 수요 회복 기대로 올랐다.
24일(현지시각)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미국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거래일에 비해 배럴당 1.90달러 상승(2.89%)한 67.54달러에, 중동산 두바이유는 2.61달러 오른 68.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거래일대비 2.30달러 증가한 71.05달러에 거래됐다.
지난주 내내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유가는 이틀 연속 반등하면서 1주일 전 가격 수준을 회복했다.
세계 최대 석유 수입국인 중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수요 회복 전망을 불러왔다. 최근 중국 내에서 코로나19 확산이 통제되고 있어서다.
이날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3일 하루 동안 지역 사회에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명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보다 하루 전에 '제로(0)'에 그쳤던 데서 1명 늘어난 것이지만, 중국이 델타 변이 바이러스 확산을 사실상 통제하면서 중국의 성장 둔화 우려가 완화됐다. 중국 지방 정부들도 점진적으로 봉쇄 조치를 완화하는 분위기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ING의 워런 패터슨 원자재 전략 헤드는 보고서에서 "이번 소식은 중국의 코로나19 재확산 사태의 최악이 지났을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원유 수요에 대한 우려가 이제 완화되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프라이스퓨처스그룹의 필 플린도 보고서를 통해 "유가가 강하게 반등하고 있다"며 "중국의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제로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보도가 나오고, 멕시코만에서 페멕스가 운영하는 정유시설에 화재가 발생한 여파로 원유 생산량이 하루 42만배럴가량 줄어든 것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진단했다.
플린은 중국이 델타 변이를 통제하게 될 경우 "원유 시장은 수요 감소 우려를 너무 많이 가격에 반영했음이 분명해질 것"이라며 시장이 공급 부족에 있음을 확인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멕시코만의 석유 시설에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지난 일요일 멕시코 인근 멕시코만 바다 위의 석유 플랫폼에서 화재가 발생해 근로자 5명이 숨지고 6명이 다쳤다.
해당 시설은 멕시코 국영 석유 기업 페멕스가 운영하는 것으로, 이번 화재로 125개 유정이 가동 중단됐으며 하루 42만배럴의 석유 생산이 중단됐다. 이는 멕시코 전체 일일 생산량의 4분의 1에 해당한다.
페멕스는 해당 시설과 유정에 25일(수요일)까지 전기를 다시 연결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패터슨은 "전기 차단이 연장될 경우 탄소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중질유 가격을 지지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