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드사들이 올해 상반기에 카드론 대출이 급증해 금융당국의 규제를 피할 수 없게 됐다. 향후 신용대출 한도를 비롯해 가계대출 관리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7개 전업카드사들의 상반기 카드론 발행잔액은 총 34조131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조3423억원(14.6%) 증가했다.
카드사별로 20% 이상 증가한 곳은 3곳이다.
현대카드의 카드론 발행잔액은 전년 동기 대비 24.6% 증가한 4조9267억원으로, 증가폭이 가장 컸다. 롯데카드는 23.9% 증가한 3조9316억원을 기록하며 뒤를 이었다. 우리카드도 20.2% 증가하며 발행잔액이 3조4138억원으로 늘어났다.
신한카드와 삼성카드는 각각 11.9%, 11.5% 증가한 7조5137억원, 5조6732억원을 기록했다. KB국민카드는 9.9% 증가한 5조8735억원, 하나카드는 4.6% 증가한 2조7992억원을 기록했다.
이같은 카드론 증가는 코로나19로 인한 기저효과와 빚투 열풍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코로나19 감염이 시작되며 경기가 크게 위축됐다. 때문에 상대적으로 올해 기저효과가 반영됐고, 경기회복 움직임과 기대감이 커졌다. 여기에 증시 호조로 주식투자와 대형 IPO 상장 이슈도 카드론 대출을 부추기는 요인이 됐다.
문제는 국가적으로 가계대출 관리에 비상이 걸리면서 금융당국이 은행권에 이어 보험, 카드, 저축은행 등 2금융권에도 대출규제를 시작했다는 점이다.
카드사에 대해서는 올해 가계대출 증가율을 5~6% 수준에서 맞출 것을 요구하고 있으며, 신용대출도 연봉 이내로 제한하도록 요청했다. 그동안 카드사와 캐피탈은 신용대출의 한도를 연소득의 1.2~1.5배로 운영해왔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신용대출 제한에 대해서는 큰 부담이 없다”며 “카드론 관리를 위해 마케팅을 줄여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드론 발행잔액은 시간이 지나면 줄기 때문에 신규 대출에 대해 한도를 조절하면 충분히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을 맞출 수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다만,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조기시행 여부에 대해서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재 차주별 DSR 한도는 은행권이 40%, 비은행권은 60%이다. 카드론의 경우 내년 7월까지 규제가 유예됐다.
고승범 금융위원장 후보자가 정식으로 취임할 경우 가계부채 관리에 대한 전반적인 조정이 이뤄질 수 있어 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만일 DSR이 조기에 시행될 경우 카드사들에 큰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