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법상 유일한 쟁의행위, 대한·SK·H-LINE 등 주요 해운사 동참노사 막판 줄다리기 결과 주목, 극적 타결 가능성 크지 않아"月 320시간 넘게 일하면서 수당·휴식 보장 못 받아"
  • 사측과 막판 협상을 이어가고 있는 HMM 노조가 1일 저녁 선상시위를 시작한다.

    HMM 해원노조는 이날 부산신항 및 신선대 부두에 정박한 HMM 선박 위에서 뱃고동을 울리고 현수막 등 피케 시위를 한다고 밝혔다. 

    노조는 오후 8시부터 4시간 동안 현대 브레이브호와 HMM 로테르담호에서 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또 2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HMM 그담스크호에서 시위를 계속한다. 시위에는 전국해운노조 소속인 대한해운, SK해운, 에이치라인해운, 고려해운 등도 동참할 예정이다.

    선상시위는 선원법상 선박 위에서 할 수 있는 유일한 쟁의행위다. 운항 중인 선박에서는 모든 쟁의행위를 불허하기 때문이다. 선원들은 국제해사노동협약(MLC)에 담긴 휴식시간 보장 규정이 지켜지지 않는 점을 사측과 고용노동부에 문제 제기할 계획이다.
  • ▲ 전국해운노조협의회가 HMM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며 동참을 약속했다ⓒHMM노조
    ▲ 전국해운노조협의회가 HMM 노조의 파업을 지지하며 동참을 약속했다ⓒHMM노조
    HMM 선원들은 통상 최소 6시간 이상 연속 휴식을 취하지도 못한 채 출항을 반복해왔다고 주장했다. 노조 관계자는 "정해진 근무시간을 초과해 근무를 지속하고도 출항을 강행했는데 이에 대해 노동부가 어떤 대응을 할지 의문"이라며 "제대로된 휴식없이 출항하면 전 승무원이 최소 3~4시간은 더 일하게 된다"고 했다.

    해원노조는 "선원업에 초과근무를 포함해 최대 월 313시간을 일할 수 있도록 하는데 일부 직원들은 320시간 넘게 일하면서 수당도 못 받고 휴식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며 "선박 최소인원을 채우기 위해 한 배에서 12개월 동안 일하다가 2~3주 쉬고 다시 배를 타야하는 기계처럼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 발생 이후 2~3개월에 한번 부산항에서 가족을 만나는 행복도 사라졌다"며 "승선하는 날부터 하선하는 날까지 한번도 가족을 만날 수 없다"고 분개했다. 또 "입항했을때 병원이라도 다녀오려면 코로나19 음성 결과를 받아야 하고 이를 보여줘도 병원에서 진료거부하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했다.

    한편 HMM 노사는 이날 오후 파업 돌입을 앞두고 마지막 협상 테이블에 앉는다. 배재훈 사장과 김진만 육상노조위원장, 전정근 해원노조위원장은 양측이 제시한 임금 간극을 줄이는 방안을 모색할 계획이다.

    노조는 임금 25% 인상과 성과급 1200%를 요구하고 있고 사측은 당초 임금 5.5% 인상과 격려금 100%를 제시했다가 임금 8%·격려금 300%+200%안을 다시 내놨다. 하지만 사측도 더이상 임금인상은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어서 극적 타결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쟁의행위가 시작되면 선박은 멈춰설 수 밖에 없다. 노조가 약 3주간 파업을 실행하면 HMM에 일어나는 피해는 물론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에 미치는 전체 피해를 보상해줘야 할 판이다. 전국해운노조가 여기에 가세하면 피해 범위는 더욱 넓어진다. 직접적 영업손실만 7000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사측은 파악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