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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석유' 정유4사, 생존 위해 '미래 연료산업'으로 중심축 이동

정유 비중 축소 가속화전기차 배터리-수소 사업 투자 대폭 확대주유소 네트워크는 충전소-물류 허브로 전환

입력 2021-10-01 09:45 | 수정 2021-10-01 09:45

▲ SK이노베이션 배터리. ⓒ강민석 기자

"탄소배출권 가격 상승이 예상되면서 수익성과 친환경성을 잡으려는 기업들의 행보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정책에 부응하기 위한 차원이기도 하지만, 신사업 진출로 탈정유 등 기존 사업 부문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려는 목적도 있죠."

국내 정유4사 '탈석유' 시대를 준비하며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배터리로 무게중심을 옮기는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GS칼텍스, 에쓰오일, 현대오일뱅크 등도 정유 비중 줄이기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기차 배터리와 수소 사업에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기존 주유소 네트워크를 수소차 충전 및 물류 허브로 전환하는 사업도 활발하다.

1일 업계에 따르면 미래 먹거리 사업 모델로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해 정유 비중을 축소하는 등 가속화 작업을 진행 중이다. 전기차 배터리와 수소 사업에 투자를 대폭 확대하면서 미래 먹거리 선점에 열을 올리고 있다.

특히 미래 에너지로 불리는 수소 시장의 급성장이 예상되면서 그린 성장의 새로운 축으로 수소를 낙점한 정유사들은 밸류체인 구축에 여념이 없다.

또한 기존 주유소 네트워크를 전기차, 수소차 충전 등 친환경차 시대에 대비한 미래형 복합 충전 스테이션으로 전환하는 동시에 물류 허브로 구축하는 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1위 정유사인 SK이노베이션은 7월 열린 중·장기 사업계획 설명회에서 정유 부문에 대한 신규 투자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SK이노베이션은 체질 개선을 위한 친환경 사업으로 배터리를 낙점하고 배터리 사업 성장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정유사업의 한계점을 극복하고 지속가능한 미래 에너지 시장 주도권을 쥐기 위해 배터리 사업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그 결과 본격적인 투자를 시작한 2017년 이후 매년 매출액을 두 배씩 늘려가고 있다. 상반기 배터리 사업 부문 매출은 1조원을 상회한다.

SK이노베이션은 배터리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하기 위해 이달 배터리 부문 분사 후 IPO에 나선다.

업계 한 관계자는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사업이 현재 정유사업 위상을 넘는 것은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며 "이번 사업 분할을 통해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기업으로 시장가치를 인정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SK이노베이션은 또 그룹 수소 경제 로드맵 하에 수소 생산과 유통에 참여한다. 그룹 관계사인 SK E&S가 인천에 건설하는 액화수소 플랜트에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이 부생수소를 공급한다. 또 전국 SK에너지 주유소는 수소 충전 네트워크로 활용된다.

▲ 서울 강동구 소재 GS칼텍스 융복합 에너지스테이션. 좌로부터 수소충전소, 셀프주유소, LPG충전소. ⓒGS칼텍스

GS칼텍스는 균형 잡힌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서의 미래 성장을 이끌어간다는 전략이다. 유가 등 외부 환경에 따른 변동성이 큰 기존 사업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신사업을 검토하면서 안정적인 수익구조 확보와 지속가능한 성장 기반을 마련해 나갈 예정이다.

GS칼텍스는 수소 생산과 충전소를 중심으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24년 액화수소 상업 생산을 준비 중이다. 한국가스공사와 함께 경기 평택시에 건설 중인 연산 1만t 규모 액화수소 플랜트가 2024년 완공되며 생산된 액화수소는 수도권 및 중부권에 공급할 계획이다.

한국동서발전과 공동으로 투자한 15㎿ 규모 수소 연료전지 발전소는 2023년부터 가동할 예정이다. 이 발전소는 부생수소를 활용해 전력을 생산하는 시설로, 약 5만가구에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전기차 부분에서는 지난해 미래형 주유소 모델 '에너지플러스'를 공개하고 전기차 충전을 비롯한 친환경 모빌리티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에너지플러스 허브의 EV 존에서는 전기차 충전수요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LG전자와 협업해 국내 정유사 최초로 설치한 350㎾ 초급속 충전기를 포함한 급속충전기 4대를 운영할 예정이다. 전국 59개소에 100㎾ 이상의 급속충전기 79기를 설치했다.

에쓰오일도 수소 분야에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3월 수소 연료전지 기반 청정 에너지솔루션을 제공하는 전문 스타트업 FCI와 투자계약을 체결하며 지분 20%를 확보했고, 최근에는 삼성물산과 수소 생산부터 운송·활용까지 전 분야에서 협력하는 파트너십을 맺었다.

에쓰오일이 수소 사업에 주목하는 것인 모회사인 세계 최대 석유 기업 아람코와도 연관성이 있다. 아람코는 탈석유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그린수소, 그린암모니아를 활용한 사업 및 액화수소 생산·유통 분야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

전기차 부문에서는 올해 파주 직영 운정드림 주유소·충전소에서 전기차 충전서비스를 시작했다. 기존 주유소를 리모델링해 초대형 미래형 복합 에너지스테이션으로 탈바꿈했다.

향후 주요 거점 소재 계열 주유소를 중심으로 전기차 충전서비스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앞서 3월 주주총회에서 '전기차 충전사업'을 신사업으로 추가했으며 전기차 인프라 노하우를 축적해 전기차 시대에 대비한다는 방침이다.

에쓰오일 측은 "FCI의 지분투자를 통해 수소 밸류체인 등 사업 다각화를 진행하고 있으며 탈석유 시대에 맞춰 점차 대체 에너지로의 전환 과정에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내년 상장을 준비 중인 현대중공업그룹 계열사인 현대오일뱅크는 중장기 친환경 에너지 사업계획으로 블루수소, 화이트 바이오, 친환경 화학·소재를 3대 친환경 미래 사업으로 선정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펼치고 있다.

블루수소 사업을 위해 원가경쟁력을 확보한 수소를 생산하고 탄소는 별도 설비로 자원화할 계획이다. 수소 연료전지를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사업도 추진하고 수소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탄소 전량을 회수, 활용할 수 있는 인프라 구축도 추진한다.

수소 연료전지차에 필수적인 고순도 수소연료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지금까지 자체 생산한 연 20만t의 수소를 공정 가동에 활용해 왔다. 이를 수소차 연료로 쓰려면 순도를 99.999%까지 높여야 한다. 차량용 고순도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국내 정유사 중 처음이다.

현대오일뱅크는 기존 주유소 사업을 기반으로 수소차 충전 네트워크에도 적극적이다. 2025년까지 블루수소 10만t을 생산하고 2030년까지 전국에 180여개 수소충전소를 운영해 그룹사와 함께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나선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2030년까지 정유 부문 매출 비중을 지금의 85%에서 40% 수준까지 축소하고 신규 사업의 이익 비중을 전체 이익 비중의 70% 수준까지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성재용 기자 jay1113@newdaily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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