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53배 수익 거둔 화천대유‧SK증권 설계 논란정은보 "하나은행‧SK증권 검사 실시 안 해""수사경과 보면서 필요시 회계검사 판단할 것"
  • ▲ 정은보 금감원장ⓒ연합뉴스
    ▲ 정은보 금감원장ⓒ연합뉴스
    경기 성남시 대장동 개발사업에서 수천억원대 이익을 챙긴 투자자들이 SK증권에 특정금전신탁을 하는 방식으로 투자한 이유는 금융 주관사로 참여한 하나은행의 제안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7일 국회에서 열린 금융감독원 국정감사에서 윤주경 국민의힘 의원은 “SK증권은 성남의 뜰 지분투자 경위에 대해 ‘금융주관사인 하나은행에서 본 사업과 관련해 당사에 특정금전신탁 계약 가능 여부를 문의해 옴에 따라 수탁을 결정하게 됐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천화동인 1~7호는 화천대유의 관계회사지만 실상은 SK증권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이름을 가린 7명의 개인 투자자다. 1호는 화천대유로 지분 100%를 소유했으며, 대주주는 법조기자 출신 김만배씨다. 2호~6호의 소유주는 김씨 누나와 지인, 김씨 동업자인 남욱 변호사, 대장동 수익모델의 설계자로 알려진 정영학 회계사 등이다.

    실제 소유주는 SK증권이 아니라 SK증권에 ‘성남의뜰에 투자해달라’고 돈을 맡긴 투자자 7명이라는 의미다. 

    윤주경 의원은 “하나은행은 일부 지분을 SK증권에 특정금전신탁 형식으로 한 이유를 ‘세제혜택’을 받기 위해서라고 답했지만, 그저 세제혜택 때문이라고 보기에는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천화동인이 가져간 수익이 어마어마하다”며 “천화동인이 3억원을 투자해 3463억원의 금액을 가져갔는데 과연 상식적인 건가”라고 비판했다.

    성남의뜰 지분 14%를 보유한 하나은행은 민간 참여자 가운데 지분이 가장 많다. 하나은행은 성남의 뜰 지분투자 경위에 대해 윤주경 의원실에 “대규모 개발사업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통한 금융수익을 기대해 참여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하나은행이 PF대출로 올린 금융수익은 대출금에 대한 이자액 약 69억원으로 대장동 사업으로 올린 직접적 이익(총 400억원)의 17%정도다. 

    윤 의원은 “하나은행의 지분투자의 주목적인 PF대출을 통한 금융수익은 총이익의 17%인 반면 PF 대표 주관사 주선 수수료는 320억원으로 총이익의 80%다”며 “성남의 뜰 지분 43%를 가진 5개 금융사가 받은 배당금이 32억원인데 1% 지분의 화천대유가 받은 배당금은 577억원, 분양매출이익은 4500억원으로 너무 이상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K증권 특정금전신탁을 통해 천화동인 1~7호가 고작 3억 원을 투자했는데 수익은 3464억원을 받았다”며 “업계에서는 이 정도로는 특정금전신탁을 잘 받지 않는다면서 정상적거래라고 가정할 경우 증권사 운영상태가 어렵거나, 혹은 위에서 오더를 내린 경우가 아니냐는 말까지 시중에 돈다”고 덧붙였다. 

    윤 의원이 하나은행과 SK증권에 대한 금감원의 조사여부를 묻자 정은보 원장은 “현재 하나은행과 SK증권에 대한 검사는 실시하지 않고 있다”며 “특정금전신탁의 가입에 관련해서는 특정한 기준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에 윤 의원이 “대장동 의혹이 불거지고 한참 지나서야 검경수사가 시작됐는데 그 사이에 금감원은 아무것도 안 한 건가”라고 물었다. 

    정 원장은 “금감원이 검사를 나가는데 있어서는 몇가지 전제 조건이 있는데 그 당시에는 검사를 실시할만한 법적인 조건이 충족되지 않았다”며 “현재 외부감사 규정을 보면 형사소송이 진행중인 사안에 대해서는 회계감리 실시를 하지 않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진행되는 수사 결과를 봐 가면서 금감원이 필요한 회계검사는 적극적으로 검토를 하겠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