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국과 운수권 일대일 교환이 원칙단순 점유율 보다 실제 운항횟수 따져봐야"심사 핵심은 소비자 편익, 자칫 외항사 배만 불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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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심사는 마무리하겠지만 경쟁제한성이 있어 노선별로 상황을 살펴봐야한다"조성욱 공정거래위원장의 국감 발언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주채권자인 산업은행, 항공업계 모두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조건부 승인'이라는 뉘앙스로 읽히기 때문이다.벌써부터 전문가들은 자칫 '판'을 흔들 수도 있다고 우려하며 '경쟁제한성'에 대한 신중한 판단을 주문하고 있다.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공정위가 주장하는 경쟁제한성의 뜻을 잘 모르겠다”면서 “신규 취항 시 상호 운수권을 교환하고, 취항 기회를 열어줘야 하는 항공업 특성상 경쟁 제한은 성립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일반적으로 항공업은 새 취항지 확보 시 상대국과 운항권을 교환하는 상호 호혜를 원칙으로 한다. 우리나라 항공사가 해외 신규 취항시 상대국도 인천 등 국내 주요 공항에 들어올 수있다는 의미다.미국, 일본과 같은 항공 자유화 국가는 물론 중국, 유럽 등 협정 필수 국가도 똑같이 적용한다. 특정 노선에서 점유율이 높다 하더라도, 외항사가 언제든 같은 노선을 운항할 수 있어 국적사가 일방적으로비싼 운임을 매기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다른 선택의 여지가 부여되기 때문에 소비자 편익에도 큰 문제는 없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 합병으로 독과점 이슈는 그간 꾸준히 제기됐다. 미주, 유럽 등 양사만 운항 중인 일부 노선이 사실상 대한항공 독점 체제로 전환될 것이라는 지적들이다.양사 통합 후 점유율 50% 이상인 국제선은 총 32개. 인천발 LA, 뉴욕, 시카고, 시드니 등 7개 노선은 100%, 인천발 로마, 푸켓 등도 75%를 넘어선다.대한항공은 점유율이 아닌 실제 운항 횟수를 뜻하는 ‘슬롯(SLOT)’을 독과점 지표로 삼아야한다는 입장이다.통합사의 슬롯 기준 점유율은 대략 38.5%로 뚝 떨어진다. 외항사 경쟁 등 시장특성까지 반영할 경우 독과점이라고 칭하기엔 무리가 많다하지만 일각에서는 일부 노선 매각이나 가격 제한, MRO 매각 등을 주장하고 있으며 공정위도 관련 내용을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우려는 여기에서 비롯된다.허 교수는 “공정위가 항공업 특성을 잘 이해하고 있다면 현 상황에 ‘경쟁 제한’이라는 개념을 적용하기는 힘들 것”이라며 “노선·가격 등에 운영상 제한을 둔다면 외항사와의 경쟁에서 오히려 뒤쳐질 수 있다”고 걱정했다.다만 국내선은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국제선은 독과점, 소비자 편익 훼손과 같은 우려가 적지만 국내 플레이어 위주의 국내선은 신중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면서 “다만 내륙 항공편의 경우 고속열차(KTX,SRT) 등이 대체재 역할을 할 수 있어그 영향 범위와 여파를 까다롭게 살펴야할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