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파트 거래건수 276건...전달의 12% 불과전세대출 막히며 아파트 전세거래도 절반이하 급감원칙없는 부동산대책으로 집값 폭등만 야기한 꼴
-
18일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이달 들어 서울 아파트 거래 신고 건수는 276건에 불과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거래 신고 건수(2348건)의 11.8%에 불과한 수치다.
아파트 전세 거래건수도 현재까지 3670건에 불과해 지난달(9501건)의 40%에도 못 미치고 있다. 잦은 정책 변경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가을 이사철이지만 거래량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는 분석이다.앞서 금융당국은 가계부채 폭증을 이유로 1·2금융권 가릴 것 없이 가계대출 총량 관리를 압박하고 나섰고 사상초유의 대출중단 사태가 벌어졌다. 특히 전세대출이 막히면서 전세금을 마련하지 못한 무주택자의 피해가 커졌다.
결국 여론이 들끓고 정치권이 나서 압박하자 금융당국은 순식간에 정책을 뒤집었다. 가계대출 총량 규제에서 전세자금대출을 제외하겠다고 입장을 바꾸자 은행권이 전세대출을 개시하고 나선 것.
애초부터 시장상황에 대한 면밀한 검토없이 주먹구구식의 정책을 남발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여기에 1주택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양도세 비과세 기준을 9억원에서 12억원으로 늘리는 법안이 두 달째 국회에서 표류 중인 것도 매물잠김 현상을 부추기고 있다는 분석이다.
사실 정부의 이런 오락가락 부동산 대책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대표적으로 정부는 지난해 '6·17부동산대책'에서 집값을 잡기 위해 재건축을 규제한다는 명목으로 '재건축 2년 실거주' 의무를 부여했다.
투기과열지구내 재건축 단지 조합원이 분양권을 얻으려면 2년간 실거주하도록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예고했으나 1년이 지나 전면 백지화한 것이다. 규제 발표 후 집주인들이 실거주 요건을 채우려 이주하면서 상대적으로 싼 노후 아파트에 전세로 살던 세입자들이 쫓겨나고 전세 품귀가 심화했기 때문이다.
오히려 이 규제로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등 초기 재건축 단지의 사업 속도만 올려놔 재건축 아파트값 상승을 부추겼다는 비판이 나왔다.
급기야 최근엔 분양가상한제와 고분양가 심사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공급을 늘리겠다는 이유로 주택업계에서 줄기차게 요구해온 분양가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겠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잘못된 정책은 바로 잡아야 하지만 치밀한 시장 점검과 분석으로 정책실패를 줄여야 한다고 조언한다.
업계 한 전문가는 "정부가 부동산정책을 졸속으로 추진하다가 부작용이 나타나면 한 발 빼는 식으로 정책들이 속속 원점으로 회귀하고 있다"며 "막상 무주택자 등 서민들을 위해 정책을 펴지만 결국 서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