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의 국감 이후에도 어떤 답변도 받지 못한 백신 피해자들김두경 코백회 회장 “삭발식 통해 억울함 호소… 정은경 청장 면담 요청”김기윤 변호사, 백신 인과성 ‘정부 입증’ 규정 미흡… 헌법소원 청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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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일 화이자 2차 백신을 접종한 후 5일 만에 기저질환 없이 건강했던 주부 A씨(40세)가 사망했다. 사망 당일 오전 아이를 유치원에 보내고 휴식을 취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심정지가 발생한 것이다. 이후 인근에 있는 119를 불렀지만, 도착시간이 30분이나 걸리는 등 시간이 지체됐고 골든타임을 지키지 못했다. 집 근처에 있는 대학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미 사망한 상태였다. 사인은 ‘미상’이었다. 유가족들은 백신 접종 이후 발생한 중차대한 부작용으로 밖에 해석이 되지 않았다. 결국 A씨의 부검을 결정했다. 당국은 아직 인과성을 검토 중이다.얼마 전 국감을 뜨겁게 달군 이슈는 코로나19 백신을 맞고 사망 또는 중증이상 반응을 일으킨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눈물이었다. 당시 정부는 인과성 인정범위를 늘리는 등 대책을 마련한다고 했지만 진행 상황은 제자리걸음이다. 지금도 A씨의 사례에서 처럼 접종 피해자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이들은 정부로부터 제대로 사과도 받지 못했다.여기서 말하는 제대도 된 사과는 당국이 브리핑이나 국감 자리에서 대외적인 “송구하다”라는 형태의 발언이 아니라 접종 이후 발생한 이상반응에 대한 책임감있는 조치를 취하는 것이다.현재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코백회) 중심으로 일련의 피해사례가 공유되고 있고, 소속 회원들은 국감장에 나와 억울함을 호소했다. 당시 여야의 집중포화가 있었기 때문에 질병관리청 차원에서 코백회에 공식 입장을 전달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조성됐다. 그러나 이 조차 이뤄지지 않았다.27일 김두경 코백회 회장은 “방역당국이 말로만 피해보상에 대한 적극적 대책을 만들겠다고 한 것인지, 아직 공식적 답변을 받거나 연락을 받아본 적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그는 “정부의 방침에 따라 순수하게 백신을 접종했다면, 피해 또한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기본원칙을 지켜야 한다”며 “이미 피해자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대통령이 공언한 바 있으니 이를 지켜달라”고 강조했다.코백회 법률대리인 김기윤 변호사는 “감염병예방법은 백신 접종과 인과성 입증 등 관련 규정을 두고 있지 않아 국민이 직접 피해사실을 입증해야 한다. 인과성을 정부가 입증하도록 규정하지 않은 점은 헌법에 위반된다”며 헌법소원을 청구할 방침이다.코백회는 내일(28일) 오전 11시 헌법재판소 앞에서 백신 피해구제를 요구하는 헌법소원 청구와 함께 삭발식을 진행한다. 인과성을 입증하는 책임을 당사자들에게 과도하게 부여하는 작금의 제도를 개선해 피해자들이 제때 치료·보상을 받을 수 있게 하기 위함이다.◆ 피해자-유가족 울분 커지는데 ‘백신 패스’ 압박백신 피해자들의 분노가 커진 상태인데도 정부는 피해보상에 대한 구체적 대안 없이 정부가 오히려 백신패스 도입을 핵심과제로 두고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를 설계하고 있다.정부는 내달 1일부터 유흥시설, 노래연습장, 실내체육시설, 목욕장업, 경마·경륜, 카지노 입장과 100인 이상 행사·집회 참여, 요양시설 면회 등에 한해 백신패스를 도입한다. 이런 시설·행사에는 백신 접종증명서나 PCR(유전자증폭) 음성확인서를 보여줘야만 입장이 허용된다.제도 안착을 위한 계도·홍보기간 운영을 검토하고 있으나 방향성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 상황에서 백신 피해자나 유가족들의 불만은 증폭될 수밖에 없다.앞서 소개한 A씨의 유가족들은 “가족이 백신을 맞고 사망했는데 어떻게 2차 접종, 부스터샷을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실제 이들은 2차 접종을 포기한 상태다.김 회장 역시 백신패스 도입을 강조하는 정부의 정책에 반기를 들었다. 그는 “국민이 죽어가는데도 접종률에만 함몰된 정책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라며 “제대로 보상체계를 정립한 이후에 백신 패스를 도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어 “정은경 질병청장으로부터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으니 곧 면담을 요청할 것”이라며 “한시가 급한 백신 피해보상 체계의 변화부터 이뤄져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