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열분리 후 첫 정기인사"그룹 미래 가늠자"계열사 대표들 승진 촉각
  • ▲ 구본준 LX그룹 회장ⓒ자료사진
    ▲ 구본준 LX그룹 회장ⓒ자료사진
    출범 후 첫 정기 인사를 앞둔 LX그룹에 이목이 쏠린다. 인사 방향에 따라 구본준 LX 회장이 그리는 미래 전략을 짐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2일 LX그룹에 따르면 이르면 이달 말, 혹은 내달 초 그룹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할 계획이다. 지난 5월 LG그룹에서 떨어져 나온 LX그룹은 4개 자회사와 1개 손자회사를 계열사로 진용 갖추기에 집중해 왔다.

    구 회장은 지주사 LX홀딩스 이사회를 꾸리면서 송치호 전 LG상사 대표를 공동대표로 내세우고 박장수 LG 재경담당 전무를 최고재무책임자(CFO)로 선임했다. 또 노진서 전 LG전자 전략부문 부사장을 지주사 최고전략책임자(CSO)로 배치했다. 송 대표를 중심으로 재무와 전략·기획 부문 인사를 발탁한 것이다.

    발족한 이사회가 단행한 첫 인사는 지난 5월 출범과 함께 발표됐다. 최원혁 LX판토스 대표가 부사장에서 사장으로, 박종일 LX MMA 대표가 전무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LG그룹 정기 인사에서 사장으로 승진한 손보익 LX세미콘 대표와 함께 5개 계열사 대표는 사장 2명, 부사장 3명으로 재편됐다.

    이번 인사에서 주목되는 지점은 막 부사장을 단 박종일 LX MMA 대표를 제외한 나머지 부사장들의 승진 여부다. 그룹 맏형격인 LX인터내셔널의 윤춘성 대표와 LX하우시스의 강계웅 대표다. 또 지주사 부사장인 노진서 CSO와 박장수 CFO(전무)도 승진이 거론된다.
  • ▲ 왼쪽부터 윤춘성 LX인터내셔널 대표, 노진서 LX홀딩스 CSO, 강계웅 LX하우시스 대표ⓒ자료사진
    ▲ 왼쪽부터 윤춘성 LX인터내셔널 대표, 노진서 LX홀딩스 CSO, 강계웅 LX하우시스 대표ⓒ자료사진
    윤춘성 LX인터내셔널 대표는 2018년 대표에 오른 이후 뚜렷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LG상사에서 30년 넘도록 바닥을 다진 전형적인 '상사맨'이다. 구 회장이 LG상사 대표 시절 윤 대표를 임원으로 발탁한 인사다.

    LX인터내셔널은 올해 분기마다 최대 실적을 경신하는 기염을 토하고 있다. 3분기 매출 4조4948억원, 영업이익2096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2조1359억원, 영업이익은 4486억원이다. 영업이익만 따졌을 때 지난 3년간 총 영업이익 4603억원에 버금간다. 올해 전체 영업이익 전망치는 6148억원에 달한다.

    윤 대표는 최근 요소수 대란 속에서 베트남,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등 동남아 국가와 중국에서 요소수 1254톤과 요소 1100톤을 확보하면서 상사맨 파워를 선보였다.

    지난해 부사장으로 승진한 노진서 CSO의 행보도 주목된다. 미래 먹거리 발굴과 신사업 M&A가 구본준 회장에 닥친 시급한 과제인 만큼 전략 부문에 힘을 실을 가능성이 점쳐진다. 노 부사장은 특히 구 회장의 장남 구형모 상무의 경영 수업을 책임지고 있다. 계열분리가 마무리 되는 대로 승계 작업이 시작될 것으로 보임에 따라 노 부사장의 향후 포지션으로 그룹 전체 방향을 엿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강계웅 LX하우시스 대표(부사장)과 박장수 지주사 CFO(전무)도 비교적 최근 승진한 케이스지만, 파격적인 인사 스타일의 구 회장의 깜짝 승진도 점쳐진다. 강 대표는 LX하우시스를 맡은 지난해 이후 꾸준한 실적 개선을 이뤄냈고, 박 CFO는 지주사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릴만큼 구 회장의 신뢰가 깊은 것으로 알려졌다.

    재계 관계자는 "구광모 회장과의 지분교환, 승계작업을 앞둔 구본준 회장에게 첫 정기 인사는 그룹이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시험대"라며 "향후 그룹 중심이 어디로 쏠릴지 미리 알아볼 수 있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