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0월까지 상호금융 가계대출 16.3조 증가한도축소·취급중단 등 규제 없이 대출수요 흡수시중은행보다 낮은 대출금리, 풍선효과 부추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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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상호금융(신협, 농협, 수협, 산림, 새마을금고)이 금융당국의 대출규제로 반사이익을 누리며, 2금융권 가계대출 급증을 주도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올 1~10월까지 2금융권 가계대출은 전년 동기 대비 32조4000억원 증가했다.

    같은 기간 상호금융 가계대출은 16조3000억원 증가하며,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6% 이상 증가한 수치로, 총량규제 목표치 4.1%를 이미 초과한 것이다.

    올해 들어 '빚투', '영끌' 등 대출 수요가 늘어났지만, 금융당국이 은행 등 1금융권에 대출규제를 강화하면서 2금융권에 풍선효과가 나타났다.

    특히 상호금융이 가장 큰 반사이익을 누린 것이다. 시중은행에 비해 대출금리가 낮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수요가 몰릴 수 밖에 없었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한도를 줄이거나 취급을 중단한 시중은행과 달리 상호금융은 가계대출이 용이하게 이뤄져왔다”며 “조합에 따라 저금리 대출이 가능해 상호금융 가계대출이 늘어난 것”이라고 말했다.

    상호금융은 대출수요가 비슷하고 금리 역전 현상까지 나타나면서 풍선효과가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반면, 보험, 저축은행, 카드 등 다른 업권에서는 대출규제 효과가 어느 정도 반영됐다. 이는 시중은행과 대출수요가 겹치지 않고 금리 차이도 크기 때문이다.

    한편, 10월에는 상호금융 가계대출이 전월대비 3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급증을 막기 위해 지난 8월부터 가계대출 총량관리에 들어가면서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은 둔화세를 보이고 있다.

    농협을 주축으로 한 상호금융은 그동안 2금융권 가계대출 급증을 좌지우지했다.
     
    7월까지 2금융권 가계대출은 가파르게 상승했다. 6월 3조9000억원 증가에서 7월에는 5조6000억원 증가했다. 이 가운데 상호금융은 2조8000억원을 차지했다.

    금융당국의 압박이 본격화되면서 8월부터 2금융권 가계대출 증가폭이 둔화됐다. 상호금융 1조6000억원, 저축은행 5000억원, 여전사 3000억원 증가하는데 그쳤다. 보험은 전월대비 200억원 감소하기까지 했다. 여전히 2금융권 가계대출 2조3000억원 가운데 상호금융 비중이 압도적이다.

    9월에도 2금융권 가계대출은 1조4000억원 증가했으며, 상호금융 증가액은 1조7000억원을 차지했다. 여전사 가계대출이 전월보다 7000억원 감소했음에도 상호금융이 2금융권 가계대출을 주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