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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8개월만에 기준금리 1%시대로 복귀하면서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의 정기예금 금리 인상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하지만 저축은행들은 시중은행과의 금리 차이와 유동성, 경쟁사 동향, 총량규제 등을 고려해 시간을 갖고 결정하겠다는 방침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0.75%이던 기준금리를 0.25%p 올린 1.0%로 조정했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된 제로금리 시대가 1년 8개월만에 막을 내리며, 1%대 금리시대가 재개됐다.
이번 기준금리 인상으로 저축은행들의 금리가 인상되는 것은 통상적인 수순이다. 그럼에도 SBI저축은행을 비롯한 주요 저축은행들은 당장 예금금리 인상 계획이 없다는 입장이다.
시중은행들과의 금리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급하게 올리기 보다는 유동성 및 예금잔액, 경쟁사들의 동향을 살피면서 결정한다는 설명이다. 연말까지 대출규제 총량을 맞춰야 하는 것도 고려 대상이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에 따라 타 업권의 수신금리가 인상될 것으로 예상돼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예금금리 인상 여부를 검토하겠지만 아직 정해진 바는 없다”라고 말했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현재로써 예금금리 인상 계획이 없다”며 “기준금리가 인상됐지만, 유동성이나 예금잔액 수준이 충분하기 때문에 당분간 금리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페퍼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에 비해 반영이 느리다”며 “당장 인상할 계획은 없으며, 시차를 두고 여러 상황을 고려해 반영할 것”이라고 전했다.
JT저축은행 관계자는 “시중은행 및 경쟁사들의 예금금리 현황을 살펴보면서 금리 변동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상인저축은행 관계자도 “이미 높은 수준의 예금 금리를 운용하고 있기 때문에 당장 인상 계획은 없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상상인저축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2.61%,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2.65%이다. 이외에 OK저축은행 2.45%, 페퍼저축은행 2.25%, JT저축은행 2.0%, SBI저축은행 2.30%, 웰컴저축은행 2.40% 등이다.
반면, 4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1.5%이고, 은행권의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1.31%에 불과하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의 예금금리가 평균 1% 이상 차이가 있기 때문에 급하게 서두를 이유가 없다는 얘기다.
또 만기 도래에 따른 예수금 확보가 일시적으로 필요한 경우에는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기 보다는 특판을 통해 필요한 금액만 확보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작년 연말부터 대출 수요가 회복되면서 저축은행들은 예금금리를 올리며 수신을 늘렸다. 역마진 우려에도 수신을 늘린 것은 대출 수요를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금융당국의 대출규제로 대출 확대가 어려워졌다. 즉, 예금금리 인상이 이자 부담으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한편, 대출금리(여신금리) 인상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통상적으로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대출금리도 인상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올해 7월부터 법정 최고금리가 24%에서 20%로 인하된 영향이 크다.
이에 맞춰 대출금리 상한선을 선제적으로 낮춰 놓은 상태이고 중금리 활성화, 서민 및 취약계층 대상 금융서비스 확대 기조에 발맞춰야 하는 역할도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대출금리는 인상보다는 지속적인 인하 기조가 이어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