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10월 산업생산 1.9%↓…1년반만에 최대 감소광공업 생산 3.0%↓·제조업 재고 3.5%↑…소비 0.2%↑홍남기 "대체공휴일 영향…11월 수출호조·기저효과 양호"
  • 비어있는 완성차 주차장.ⓒ연합뉴스
    ▲ 비어있는 완성차 주차장.ⓒ연합뉴스
    글로벌 공급망 차질과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으로 수출 효자품목인 자동차와 반도체 부진이 이어지면서 10월 산업생산이 1년반만에 가장 큰폭으로 감소했다.

    정부가 지난달부터 시행한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여파로 소비는 두달 연속 증가했다. 다만 증가 폭은 중국발 코로나19(우한 폐렴) 신규 확진자 증가에 따라 크게 둔화했다.

    앞으로의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넉달째 내림세를 보였다.

    정부는 10월에 대체공휴일이 이틀이나 발생한데다 9월 생산 호조에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이 30일 내놓은 10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농림어업을 제외한 전(全) 산업생산(계절조정) 지수는 110.8(2015년=100)로 전달보다 1.9% 감소했다. 지난 9월 석달만에 반등했지만 한달만에 다시 감소로 돌아섰다. 감소폭은 지난해 4월(-2.0%) 이후 가장 컸다. 광공업(-3.0%)과 서비스업(-0.3%), 공공행정(-8.9%) 등에서 모두 생산이 줄었다.

    광공업은 석달 연속 감소했다. 지난해 5월(-7.7%) 이후 1년5개월만에 가장 큰폭으로 줄었다. 광업(-4.6%)과 전기·가스업(-2.9%), 제조업(-3.1%)에서 모두 줄었다. 광공업 생산에서 비중이 큰 제조업은 7월 이후 넉달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수출 효자품목인 자동차가 부진했다. 의약품(3.2%), 의복·모피(5.1%), 담배(7.6%) 등에서 생산이 늘었으나 자동차(-5.1%)와 1차 금속(-5.9%), 기계장비(-4.4%) 등에서 줄었다. 자동차는 차량용 반도체 수급 차질로, 1차 금속은 자동차 등 전방산업 부진 여파와 주요 사업체 설비 보수 영향으로 생산이 감소했다.

    제조업 출하는 전달보다 2.9% 감소했다. 내수 출하는 3.4%, 수출 출하는 2.1% 각각 줄었다. 반도체(-9.2%)와 자동차(-5.6%), 통신·방송장비(-16.6%) 등에서 부진했다.

    제조업 재고는 반도체(31.6%), 통신·방송장비(19.2%), 전자부품(4.5%) 등에서 늘어 전달보다 3.5% 증가했다. 제조업 평균가동률은 71.1%로 전달보다 2.5%포인트(p) 하락했다. 통계청은 메모리반도체 가격 하락세를 이유로 반도체 업황이 이전만큼 좋지 않다고 분석했다.

    서비스업 생산은 두달 연속 증가했다. 주가 하락 등으로 금융·보험(-2.1%) 등에서 줄었으나 대면 접촉이 많은 숙박·음식점(4.5%)과 철도·항공여객운송업 등 운수·창고(1.1%) 등에서 늘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던 숙박·음식점은 6월 이후 석달 만에 반등(10.9%)한 후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증가 폭은 크게 둔화했다. 숙박업은 9월 3.9%, 10월 4.6%로 증가 폭이 다소 커졌으나 음식점·주점업은 9월 12.3%, 10월 4.4%로 증가 폭이 크게 꺾였다. 10월 위드 코로나 전환에 따른 사적모임 제한 완화 등으로 생산이 증가세를 이어갔지만,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급증에 따른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공공행정도 석달만에 감소로 돌아서며 산업생산 감소를 부추겼다. 감소폭은 2013년 3월(-9.8%)이후 최대였다. 건설업(-1.3%)도 석달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 거리.ⓒ연합뉴스
    ▲ 거리.ⓒ연합뉴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121.5를 기록했다. 전달보다 0.2% 증가했다. 두달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다만 증가 폭은 크게 둔화했다. 지난 9월(2.4%) 6개월만에 최대폭으로 증가하며 소비에 활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내구재중 승용차와 화장품 등 비내구재(-2.1%) 판매가 줄면서 증가세가 주춤했다. 내구재(2.2%)는 가전제품, 통신기기·컴퓨터, 가구 등에서 준내구재(2.8%)는 의복 등에서 각각 판매가 늘었다.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로 야외활동이 늘면서 아웃도어와 겨울의류 판매가 늘고, 이른 한파와 이사철 수요가 겹치면서 가전 판매가 늘었지만 글로벌 공급망 차질로 승용차 판매가 줄어든게 원인으로 분석된다.

    소매판매액(경상금액)은 45조5396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하면 11.4% 증가했다. 소매업태별로는 승용차·연료소매점(-3.7%)에서 판매가 준 반면 전문소매점(11.2%)과 무점포소매(12.9%), 백화점(22.8%), 면세점(15.0%), 편의점(5.4%), 대형마트(4.5%), 슈퍼마켓·잡화점(1.7%)에서 1년 전보다 판매가 늘었다.

    설비투자는 전달보다 5.4% 줄며 석달 연속 감소했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4.4%)와 선박·자동차 등 운송장비(-8.7%) 모두 투자가 줄었다.

    건설업체의 실제 시공실적을 금액으로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1.3% 줄었다. 토목(6.8%)에서 늘었으나 건축(-3.9%) 공사 실적이 감소했다. 건설수주(경상)는 철도·궤도 등 토목(27.7%)에서 늘었으나 사무실·점포, 주택 등 건축(-10.2%)에서 줄어 1년 전보다 3.9% 줄었다. 발주자별로는 기타공공단체 등 공공(16.6%)에서 늘었으나 부동산업 등 민간(-6.9%)에서 줄었다.

    경기동향 지수는 내림세를 보였다. 현재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1.0으로 전달보다 0.2포인트(p) 하락했다. 9월(-0.1p)에 이어 두달째 내렸다. 소매판매액지수, 비농림어업취업자수 등은 증가했으나 내수출하지수, 광공업생산지수가 감소했다.

    앞으로 경기상황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도 101.6으로 전달보다 0.5p 내렸다. 지난 7월 14개월 만에 지수가 내린 뒤 넉달 연속 하락했다. 다만 기준치인 100은 넘겼다. 장단기금리차, 경제심리지수는 증가했으나, 재고순환지표, 수출입물가비율 등이 감소한 게 원인으로 분석됐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부분 지표가 전달(9월)보다 비교적 큰폭으로 하락했다. 다만 이틀간의 대체공휴일 영향, 9월 대비 기저효과 등을 고려해 10월 지표를 해석할 필요가 있다"면서 "11월에는 수출 호조세, 위드 코로나에 따른 내수 여건 개선, 기저 영향에 따른 기술적 반등 등으로 주요 지표가 비교적 양호한 모습을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