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 위해 '수익 없는 주요사업' 이어가'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 누적 상담 실적 9천억원1조원 금자탑 눈 앞… "지속적으로 확대할 것"
  • ▲ 김준상 롯데홈쇼핑 동반성장팀 팀장ⓒ롯데홈쇼핑
    ▲ 김준상 롯데홈쇼핑 동반성장팀 팀장ⓒ롯데홈쇼핑
    중소기업들이 직접 해외 바이어를 만나 수출 계약을 맺는 것은 쉽지 않다. 경쟁력이 있는 제품군을 갖추고 있다 하더라도 기회 자체가 적기 때문이다. 계약을 체결해도 이후 환율리스크, 수출 대상국의 관련 법령 확인, 결제 대금 확인, 물류 등을 중소기업에서 감당하기란 매우 어렵다.

    롯데홈쇼핑은 국가기관과 협업을 통해 2016년부터 현재까지 600여개의 기업들을 세계에 소개해왔다. 올해까지 누적 상담 실적은 9000여억원. 수익이 나지 않는 상생프로그램이지만 어느덧 1조원이라는 금자탑을 앞두고 있다.

    ‘수익이 나지 않는 주요사업’을 시작하게 된 계기와 계획은 무엇인지,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롯데홈쇼핑 사옥에서 김준상 동반성장팀 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김준상 팀장은 “2016년 처음으로 중소기업 해외판로지원 사업을 시작했다”면서 “당시 대만 홈쇼핑 시장에 진출하면서 대만의 ‘모모홈쇼핑’에 지분 투자를 한 것을 계기로 박람회를 열었는데, 이 박람회에 국내 홈쇼핑 채널에 입점된 중소기업 제품들을 소개하면 어떨까 하는 작은 궁금증에서 시작했다”고 말했다.

    2016년 대만 박람회에서 처음으로 시작한 판로지원사업은 2018년 ‘대한민국브랜드 엑스포’라는 지금의 이름으로 변경됐다. 롯데홈쇼핑은 현재까지 브랜드 엑스포를 진행하면서 652개의 중소기업을 지원했다. 그간 누적 상담 실적은 7억54396억달러, 우리 돈으로 8937억원에 이른다.

    일주일간 진행되는 브랜드 엑스포에서 상담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는 것은 쉽지 않다. 롯데홈쇼핑은 참여 기업들의 사후 관리를 위해 행사가 종료된 뒤에도 바이어들이 상품을 찾고 계약을 이어갈 수 있도록 수출 플랫폼을 구축했다.

    중소기업이 수출을 진행할 때 가장 크게 작용하는 결제 대금 리스크에 대한 보호도 잊지 않았다. 통상 결제 대금 지급까지 길게는 수개월이 소요되는 만큼 부담도 늘어나기 때문이다. 롯데홈쇼핑은 선적과 동시에 대금을 100% 원화로 선 지급하는 방식으로 리스크를 나눠가졌다.

    김 팀장은 “수출 경험이 없는 중소기업의 경우 롯데홈쇼핑의 수출담당 부서를 통해 가격과 상품 구성에 대한 컨설팅을 무료로 받을 수 있다”면서 “롯데홈쇼핑을 통해 수출을 진행할 경우 겪을 수 있는 환율 리스크나 결제 대금 리스크 등을 최소화 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 지난달 태국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 in 태국’ 행사장ⓒ롯데홈쇼핑
    ▲ 지난달 태국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 in 태국’ 행사장ⓒ롯데홈쇼핑
    ◇ 온·오프라인 융합으로 역대 최대 실적

    지난 11월 9일부터 18일까지 태국에서 진행된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 in 태국’에는 100여개사가 참석해 9100만달러의 상담 실적을 기록했다. 지금까지 진행해온 브랜드 엑스포에서 가장 큰 실적이다. 한국무역협회, 대중소협력재단과의 협업이 빛을 발한 것이다.

    김 팀장은 “롯데홈쇼핑의 경우 방송과 미디어에 대한 핵심역량은 가지고 있지만, 해외 현지에 있는 바이어들을 직접 연결하는 부분은 늘 아쉬웠다”면서 “한국무역협회와 대중소협력재단과의 협업을 통해 서로의 약점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태국 엑스포에서 롯데홈쇼핑은 영상 카달로그를 만들고 한류상품과 연계해서 바이어가 아닌 일반 소비자들도 한국의 중소기업 상품을 알 수 있도록 ‘정보’를 강화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대응하고자 온라인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이다. 동남아시아 최대 이커머스 업체인 ‘쇼피’에 관련 상품을 입점시켜 라이브 방송을 진행시킨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전체 인터넷 이용자의 90%가 모바일을 사용하는 동남아시아 지역의 특성에 맞춘 전략이었다. 방송을 본 바이어들이 직접 물건을 보고 체험할 수 있도록 행사장에 관련 상품 매대를 마련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태국 브랜드엑스포에서 진행된 9100만달러의 상담 실적 중 절반을 넘는 5000만달러가 처음 일주일 안에 성사됐다. 통상 상담이 실제 계약으로 진행되기까지는 짧게는 2~3달, 길게는 6개월까지 걸리는 그간의 사례를 봤을 때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한국무역협회의 태국 내 네트워크와 라이브방송이 ‘빅 바이어’들에게 어필했다는 분석이다.
  • ▲ 김준상 롯데홈쇼핑 동반성장팀 팀장이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롯데홈쇼핑
    ▲ 김준상 롯데홈쇼핑 동반성장팀 팀장이 기자와 만나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롯데홈쇼핑
    ◇ 미약했던 시작, 창대한 현재

    롯데홈쇼핑의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가 처음부터 순항했던 것은 아니다. 2016년 처음 해외박람회를 준비했을 때 현지 사정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 수 없다보니 행사에 필요한 집기는 물론 기업명을 표기하는 네임텍까지 모두 준비해서 출발했다.

    2019년 진행했던 러시아 브랜드 엑스포도 부침이 컸다. 인접한 유럽국가들의 유명 브랜드들이 강세였고, 이 가운데서 K 브랜드가 경쟁력이 있을지도 걱정이었다.

    김 팀장은 “당시 러시아 시장에 대한 자료가 산업재 관련 자료만 있고 소비재에 대한 내용은 거의 없던 상황이었다”면서 “유통 전문기업으로의 노하우를 살려 시장을 면밀하게 분석했고 한국의 색조화장품 등 경쟁력 있는 제품들을 주력으로 구성해 좋은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보가 부족한 중소기업들을 위한 제안도 이어가고 있다. 통상 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는 중소기업유통센터와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 사이트를 통해 서류를 접수 받아 심사를 거치고, 수출지원 유관기관과 현지 전문가로부터 시장성 자문을 받아 최종 결정하게 된다. 이 과정을 알지 못해 지원하지 못하는 업체에는 역으로 참가를 제안하기도 한다. 그간 수출 실적이 없어 어려움을 겪거나 롯데홈쇼핑에 입점을 하지 못한 곳도 대상이다. 수출이 가능한 제품은 물론 어떤 제품이 해당 국가에서 각광받을지에 대한 컨설팅도 제공한다.

    반기에 한 번씩 진행되는 행사임에도 준비기간은 6개월에 달한다. 하나의 행사가 끝나면 곧바로 다음 행사 준비에 나서는 셈이다.

    김 팀장은 “제품만 보는 것이 아니라 나라별 문화와 유통상황, 트렌드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 프로그램을 기획한다”면서 “해당 국가의 한국문화원이나 코트라 지역사무소 등 관계자들과 만나 종합적으로 판단하다보니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고 말했다.

    롯데홈쇼핑은 내년에도 두 차례의 이상의 브랜드 엑스포를 계획하고 있다. 내년 상반기 행사를 마치고 나면 누적 상담실적은 1조원을 훌쩍 넘게 된다.

    김 팀장은 “‘수익 없는 주요사업’을 통해 공적인 업무를 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면서 “내년에는 태국 브랜드 엑스포 기록인 9100만달러를 넘는 1억달러 고지를 넘길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