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산업의 공정한 경쟁 저해"엔비디아 "경쟁 촉진 입증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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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가 엔비디아의 영국 반도체 설계 기업 ARM 인수에 제동을 걸었다.

    2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FTC는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는 거래를 막기 위해 제소했다. 엔비디아의 ARM 인수 계약이 반도체 산업의 공정한 경쟁을 저해한다는 이유에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FTC 결정은 테크 기업에 대한 반독점 규제에 드라이브를 거는 리나 칸 위원장의 주재 아래 민주당 성향 위원 2명, 공화당 성향 위원 2명 등 총 4명의 만장일치로 결정됐다"고 보도했다.

    FTC의 요청에 따라 내년 8월 9일부터 위원회 행정법판사(ALJ)가 재판에 착수할 예정이다. FTC는 ALJ의 재판 결과를 인용하거나, 이 과정을 토대로 연방법원에 다시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앞서 엔비디아는 지난해 9월 소프트뱅크가 보유한 ARM을 400억달러(약 47조원)에 인수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ARM은 반도체 회사에 설계 기술을 공급하는 핵심 업체다. 애플, 퀄컴, 삼성전자, AMD 등을 고객사로 두면서 전 세계 출하되는 스마트폰의 90%에 해당하는 반도체의 설계와 라이센싱을 맡고 있다.

    FTC는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하면 ARM의 기술을 이용하는 엔비디아의 경쟁 업체들을 압박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FTC는 "엔비디아가 ARM을 합병하면 회사의 기술을 통제하기 시작해 경쟁자를 약화시킬 것"이라며 "궁극적으로 제품 품질이 떨어지고 혁신은 감소할 것이며, 고객의 선택권은 줄어들고 가격은 인상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양사의 합병 소식이 전해졌을 때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도 지난 10월부터 합병 건에 대한 심층 조사에 들어가기도 했다.

    엔비디아는 FTC 제소에 대해 "FTC에 이번 인수가 반도체 업계에 도움이 되고 경쟁을 촉진할 수 있음을 입증하기 위해 계속 노력할 것"이라며 "ARM의 기술·개발(R&D)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고 성장 로드맵을 짤 것이며, 모든 ARM의 기술을 사용하는 고객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