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남·김현석·고동진 3인 체제서 2인으로 개편한종희, 부회장 승진하며 'CE+IM' 통합 세트 부문장으로김기남 후임으로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 임명… '반도체 혁신' 도모
  • ▲ (왼쪽부터)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
    ▲ (왼쪽부터)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 경계현 삼성전자 사장. ⓒ삼성전자
    삼성전자가 대표이사 3명을 모두 교체했다. 소비자가전(CE) 부문과 IT모바일(IM) 부문을 세트 사업 부문으로 통합하는 조직 개편을 단행하면서 삼성전자의 사령탑도 대표이사 3인 체제에서 2인 체제로 변경됐다.

    7일 삼성전자는 2022년 정기 사장단 인사를 발표하며 CE 부문과 IM 부문을 통합했다. 세트 부문장으로는 이번 인사에서 승진한 한종희 신임 부회장이 맡는다. 기존 김현석 CE 부문장(사장)과 고동진 IM 부문장(사장)은 물러난다.

    한 부회장은 TV 개발 전문가 출신으로, 삼성전자 영상사업부 개발팀에 입사해 제품개발그룹과 디지털그룹, LCD TV랩장과 개발팀장, 개발그룹장 등 삼성전자 TV 연구개발 조직을 두루 거쳤다.

    지난 2017년 11월부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을 맡아 TV사업 15년 연속 세계 1위를 달성하는 등 뛰어난 리더십과 경영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특히 한 부회장은 LCD TV 등 중국 기업에 밀려 경쟁력이 약화하는 중저가 제품 대신 'QLED TV' 등 프리미엄 TV에 주력해 성과를 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올 3분기 세계 TV시장 매출 점유율은 28.7%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또 차세대 디스플레이로 각광받고 있는 마이크로LED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TV사업의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한 부회장은 2018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퍼스트룩 2018' 행사를 통해 최초의 마이크로LED TV '더월'을 공개했다. 이후 75·88·93·110·150·292인치 더월 라인업을 공개한 뒤 기자간담회를 통해 "수요도 늘리고 생산능력도 보강해서 물량을 많이 내놓으려고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부회장 승진과 함께 세트사업 전체를 리딩하는 수장을 맡아 사업부간 시너지를 극대화시킴은 물론 전사 차원의 신사업·신기술 등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해 세트 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내년 초 미국 라스베이거스에 열리는 세계 최대의 IT·가전 박람회인 'CES 2022'가 한 부회장의 공식 데뷔 무대가 될 전망이다. 한 부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술은 인류와 지구를 위해 존재해야 한다'는 가치를 담은 '공존의 시대(Age of Togetherness)'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현업에서 용퇴하고 종합기술원 회장으로 자리를 옮긴 김기남 회장의 후임은 경계현 삼성전기 사장이 맡는다. 경 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겸 DS부문장으로 임명됐다.

    경 사장은 반도체 설계 전문가로, 삼성전자에서 D램 설계, 플래시개발실장, 솔루션개발실장 등을 역임하며 메모리 반도체 개발을 주도했다.

    지난해부터는 삼성전기 대표이사를 맡아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 기술 경쟁력을 끌어올리며 역대 최대실적을 견인하는 등 경영역량을 인정받았다.

    실제 삼성전기는 경 사장 취임 후 지난해 매출 8조2087억원, 영업이익 829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4%, 11.9% 성장했다. 올해도 3분기까지 매출 7조5361억원, 영업이익 1조1286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1%, 95.8% 증가하며 최대 실적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경 사장은 삼성전기 수장으로 재임할 당시 소통을 확대해 회사 분위기를 쇄신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취임할 때부터 취임식을 생략하고 수원 사업장에서 직원들을 만났고, 창립기념일에는 처음으로 부산 사업장에서 행사를 열기도 했다. 삼성전기는 경 사장 취임 후 소통 강화 일환으로 매주 목요일 실시간 생중계로 '임직원과의 대화'도 진행하고 있다.

    사업 측면에서는 비주력 대신 수익성과 미래가치가 높은 핵심사업에 집중하는 등 사업재편 전략 강화에 나섰다. 경 사장은 "올해를 '최고의 성장기업'이라는 비전 달성의 초석을 마련하는 해로 만들고 목표 초과 달성에 도전하겠다"고 밝히며 "5G 안테나용 고다층 기판, 박판 CPU용 패키지기판 등 고부가품 중심으로 제품 조합을 개선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전자는 경 사장이 DS부문장으로서 반도체사업의 기술 리더십을 발휘하며 부품 사업 전반의 혁신을 도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